1세대 CI 디자이너 구정순, 1400평 미술관 사회 환원 선언

1세대 CI 디자이너 구정순, 1400평 미술관 사회 환원 결정
BTS RM이 방문한 미술관… 조지 나카시마·데이비드 호크니 작품 소장
“유산은 조카들 아닌 사회에 환원할 것”

‘대한민국 브랜드 로고의 대가’로 불리는 구정순이 자신의 숙원 사업이었던 1400평 규모의 미술관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정순은 7일 방송된 EBS, E채널 공동 제작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 출연해 인생 이야기를 전하며 이 같은 결심을 공개했다.

구정순은 1980년대 초반, 국내 최초로 CI(Corporate Identity) 전문 회사를 설립하며 금성사(현 LG전자)를 시작으로 수많은 기업 로고를 제작해 ‘대한민국 1세대 CI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그의 로고 한 건은 ‘땅값’이라 불릴 정도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구정순은 “길을 걷다 보면 제 손을 거친 로고가 많아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사진 제공 = EBS, E채널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


그러나 처음부터 성공 가도를 달렸던 것은 아니다. 언론사 계열 광고 회사에서 해고된 후, 그는 의도치 않게 회사 대표가 되었고, 잠잘 시간도 아낄 정도로 일에 몰두했다. “돈을 받은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서장훈과 조나단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서장훈은 “이렇게 크게 성공하려면 생각부터 바꿔야겠다”며 존경을 표했다.

현재 구정순이 거주하는 1400평 대저택은 미술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평생을 바쳐 모은 500여 점의 미술 작품이 전시 중이며, BTS RM이 방문했던 조지 나카시마의 의자와 데이비드 호크니의 초대형 그림 등 유명 작품들도 포함돼 있다.

구정순은 미술관 운영에 월 4000만 원 정도가 들지만, “돈을 벌어 쓸 곳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적자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림을 통해 감성을 공유하고 더 나은 미술관을 만들어놓고 가는 것이 제 사명”이라며 자신의 뜻을 전했다.

방송 말미, 서장훈이 구정순에게 “유산은 누구에게 물려줄 계획이냐”고 묻자 구정순은 “재단을 만들고 있다”며 조카들에게는 물려주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그는 “미술관은 개인이 아닌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서장훈은 “선생님을 보니 나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 깨달았다”며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한편, EBS x E채널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는 매주 수요일 밤 9시 55분에 방송되며, 다음 주에는 소주회사 회장 겸 황톳길 작업반장 조웅래 편이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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