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25개 진료과 중 이비인후과만 유일하게 2년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
- 현재 저수가 체계에서 처치 및 검사에 대한 수가 신설과 현실화 필요성을 강조
2020년 이비인후과 의사의 1인당 매출감소가 37.5%에 달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이비인후과의 경영난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비인후과 의원의 폐업율도 50% 증가한 상태로 나타났는데, 이처럼 고사 위기에 처한 이비인후과 1차 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가 현실화 및 신설이 필수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는 2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현재의 절박한 이비인후과 의료기관 상황을 전했다.
◆ 위기의 이비인후과
이비인후과의사회에 따르면 2019년에 비해 작년 이비인후과 의사의 1인당 매출은 37.5% 감소했고 2021년도 전체 25개 진료과 중 이비인후과만 유일하게 2년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이제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울분을 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의원 폐업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의원 폐업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에 비해 이비인후과 의원 폐업율은 50% 증가했다.
◆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 맞아
특히 지난해 2기분 기준 전국 이비인후과 의원 2570곳 중 약 75%는 코로나19(COVID-19) 환자가 내원했다는 이유로 방역조치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환자 진찰로 인해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이비인후과 의사 중 대부분은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와 이비인후과 의사들에 대한 2주 자가격리가 가혹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황찬호 회장은 "진료 특성상 비강과 구강의 확인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인데 이비인후과 의사가 방역 지침을 모두 준수했더라도 확진 환자가 다녀가면 의사가 줄줄이 자가격리를 당하고 확진자 방문 병원으로 낙인 찍혀 환자 방문이 끊겨 경영상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이비인후과는 상기도질환 전문가로 코로나19에 맞서 최일선에서 싸우는 전투병"이라며 "상기도 감염 진료에 대한 감염관리료 신설 등 위험노출에 대한 지원 및 보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황 회장은 "보호구 착용 시 검사와 격리를 면제하는 등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새로운 방역조치가 필요하다"며 "필수진료에 대한 수가 현실화를 통해 동네의원의 경영 위기 탈출을 위한 긴급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김세헌 이사장도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호흡기에 특화돼 트레이닝을 받았다. 상기도감염환자 60%를 이비인후과에서 치료하고 있다. 이는 그 다음으로 많은 내과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수치"라며 "감염병 상황이 코로나가 끝나도 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제대로 진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건보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상반기동안 상기도감염 진료건수는 이비인후과 384만건, 내과 199만건, 소아청소년과가 146만건으로 나타났다.
◆ 시급한 대책 마련 촉구
이비인후과 전문가들은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에 입각한 방역조치와 감염관리료 신설, 필수 진료에 대한 수가 현실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한 상황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하기 위한 의료진 격리문제, 감염 진료소에 대한 국민 불안 해소, 감염 의료진에 대한 보상과 예우 등, 위험도 상승에 따른 의료기관 직원들 유인책 등이 준비돼야 한다"며 "동네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진료를 하게 되면 의료기관 방역 관리나 동선이 겹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선제적인 가이드라인 등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4대 보호장구를 개인의원들이 사비를 들여 구입하고 있어 수가 적용이 필요하다며, 신속항원검사에 따른 폐기물도 늘어나 비용이 증가될 것으로 보여 정부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인해 대규모 감염 사태가 예상돼 방역조치에 대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며 "이비인후과는 4대 보호구 착용상태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이용해 코로나19 선별검사를 진행해 한계상황에 이른 PCR 검사의 부담을 줄이고,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돼 있다"고 역설했다
◆ 수가 현실화를 위한 현실적 방안 제안
또한 현재 저수가 체계에서 처치 및 검사에 대한 수가 신설과 현실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이비인후과는 외래에서 진찰과 처치에 필요한 기구의 종류가 많고 소독 등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유지비용이 다른 진료과에 비해 상당히 높지만 이런 제반 비용이 수가에 반영돼 있지 않고 기본 진찰료에 포함되는 것으로 묶어놨다”며 “원가보전조차 안 되는 저수가로 인해 많은 이비인후과 의원들이 경영 압박을 받고 있으며, 진료를 지속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외이도 처치와 비강 처치의 새로운 수가 신설이 필요하다. 현재 수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이명, 어지럼증, 코골이와 무호흡, 인후두역류 질환에 대한 척도 검사에 대해서도 보험수가를 받로고 해줘야 한다"며 "환자교육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이명과 천식에 대해서도 교육상담료 수가를 신설하고 난청 질환 감별을 위한 음차검사, 어지럼증 감별에 필수적인 두부충동검사 등도 수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난청줄이기 사업의 중요성 강조
한편 이비인후과의사회는 노인 난청 등 난청줄이기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지난 2010년부터 난청줄이기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 건강검진 속 청력 검진 내용은 상당히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비인후과의사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난청인구는 1300만명이다. 중고도 난청 400만명, 경도 난청 900만명 등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노인 난청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양측 60dB 이상(또는 일측 80dB이상, 반대측 40dB 이상)의 청각장애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한쪽’ 보청기 구입비용만 지원하는 데에 그치고 있다.
평균 역치 40~60dB 사이의 난청을 가진 노인환자들은 대화에 상당히 장애가 있지만, 정부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조기에 보청기를 착용할 경우 치매와 노인성 우울증, 어음 분별력 향상 등을 위해 양측 보청기 지원의 필요성이 크다는 목소리다. 양측 보청기 지원에는 65세 이상 50~59dB 난청 환자에 100만원 상당의 보청기 공급 시, 본인부담금을 50%라고 가정할 때 약 227억3000만원(2020년 기준)이 들 것으로 봤다.
나아가 난청줄이기사업에 대한 구상도 밝혔는데, 난청을 예방·치료할 수 있는 신생아기, 초등학교 입학 시기,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군입대 전후, 생애 전환기, 노화성 난청 심화시기 등 아홉 차례에 걸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표준화된 의원급 청력검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 회장은 “노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는 난청에 대한 정부 지원의 문턱이 더욱 낮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청각장애진단을 받지 못한 40~60dB 난청을 가진 노인들에 대한 보청기 지원과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중고도 난청 환자들에 대한 양측 보청기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청각장애 진단을 받지 못한 40~60dB의 난청을 가진 노인들에 대한 보청기 지원과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중고도 난청 환자들에 대한 양측 보청기 지원을 제안한다"며 "65세 이상 50~59dB 난청 환자에 100만원급 보청기를 공급했을 때 본인부담금 50%로 설정할 경우, 2020년 기준 약 227억 3000만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날 신임 회장에 취임한 황찬호 회장은 “단독 입후보해 오늘 회장 당선증을 받게 됐다. 현재 이비인후과에 저수가 등 어려움이 많다. 다양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만성질환관리제, 신속항원검사 문제에 있어서도 이비인후과가 소외된 면에 있다. 이런 난관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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