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1월부터 동물병원 진찰·입원·엑스레이 검사 등 주요 진료비를 사전에 게시하도록 했다. 또, 전국 동물병원 4,900여 곳의 진료비를 조사해 내년 상반기 내로 공개하기로 했다. 2024년까지는 동물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질병의 이름과 진료 행위 항목 100개에 대한 표준을 개발하여 보급하기로 했다.

농림축산부는 지난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반려동물 진료분야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최근 동물병원 서비스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그에 비해 병원별 진료비 편차가 크고 이에 대한 사전 안내가 부족해 해결방안 마련이 촉구되어 왔다.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소비자 단체, 동물 의료 단체 등과 함께 동물병원의 진료비 현황을 조사해 지역별로 공개하기로 했다. 올해 안으로 진료현황 조사 설계 관련 연구 용역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부터 전국 4,900여 곳의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하여 진료 항목별 진료비, 산출근거, 진료횟수 등을 조사한다. 조사결과는 내년 6월 전까지 발표할 방침이다.

동물병원마다 동일한 반려동물 질병에 대하여 질병의 명칭과 진료 항목들이 상이해 병원별로 진료비 편차가 발생하는 일도 해결하기 위해 동물병원에서 사용하는 질병명과 진료행위 절차를 표준화하여 제공하기로 했다. 동물병원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동물병원에서 주로 다뤄지는 질병 항목 120개를 도출해내서 이 중 우선대상 100개를 선정 후 2024년까지 게시할 예정이다.

해당 정보는 병원 접수창구, 진료실, 병원 누리집 등 소비자들이 알아보기 쉬운 곳에 공개해야 한다. 정부는 동물병원에서 이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진료비 게시 권장 서식을 개발해 배포할 방침이다.

아울러 내년 1월부터 수술 등 중대 진료의 예상 비용은 사전에 동물병원이 소비자에게 설명할 의무를 가진다. 중대 진료로는 전신마취를 동반하는 내부 장기, 뼈, 관절 수술과 전신마취 동반 수혈 등이 있다. 농식품부는 제도 시행 전에 동물병원에서 수술 등 중대진료의 범위와 절차를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교육자료와 예상 질의응답(Q&A) 등을 배포할 예정이다.

진료비 조사와 진료항목 표준화가 마무리되면 농식품부는 부가가치세(10%)를 면제하는 항목을 늘릴 방침이다. 내년부터 동물병원에 게시할 주요 진료행위의 비용과 빈도 등을 조사하고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면세를 추진한다. 법적 시행일을 고려하면 2024년 이후에 면세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표준수가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동물병원 표준수가제는 1999년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율경쟁 유도 방침에 따라 변호사 등의 보수규정과 함께 폐지되었던 제도로, 내년 1월부터 다시 도입할 지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추진키로했다.

반려동물 보호자가 의료사고와 분쟁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소비자가 요구하면 동물병원에서 진료부를 의무적으로 제공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진료부는 동물의 품종, 진료 일자, 병명, 주요 증상, 치료 방법 등을 기록한 문서로, 현재 진료부 열람과 제공을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