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그래미상', 영화 '오스카상'과 더불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 시상식
- 비영어권 드라마로는 남우주연상·감독상 후보에 올라 수상까지... 이정재 남우주연상 아시아인 최초
- 기술진·스태프까지 합치면 총 13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 6관왕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인 ‘에미상’ 6관왕이라는 기록을 썼다.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에서 수상을 휩쓸었다. 비영어권 드라마로는 사상 처음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정재는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먼저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오른 황 감독은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 아카데미에 감사하다. 넷플릭스에게는 더 크게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는 내 스스로 역사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문을 열어줬고, 우리가 모두 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비영어권 작품이 받는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즌 2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인사도 남겼다.
황 감독과 함께 감독상 후보에 오른 경쟁자들로는 벤 스틸러(세브란스: 단절), 마크 미로드(석세션), 캐시 얀(석세션), 로렌 스카파리아(석세션), 캐린 쿠사마(옐로우재킷), 제이슨 베이트먼(오자크)가 있다.
주인공 ‘성기훈’으로 열연한 배우 이정재는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정재는 제레미 스트롱(석세션)과 브라이언 콕스(석세션), 아담 스콧(세브란스 : 단절), 제이슨 베이트먼(오자크), 밥 오든커크(베터 콜 사울)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쳤다.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손에 쥔 이정재는 영어로 “TV 아카데미, 넷플릭스, 황 감독께 감사하다”며 “황 감독은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탄탄한 극본과 멋진 연출로 스크린에 창의적으로 옮겨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어로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과 친구, 가족, 소중한 팬들과 기쁨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비영어권 작품으로 최초로 후보에 올라 기대를 모았던 작품상과 각본상은 아쉽게도 HBO 드라마 <석세션>에게 돌아갔다. 미디어 산업 재벌가의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다룬 <석세션>은 작품상까지 총 25개 후보에 오른 최다 노미네이트작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이날 총 8개 부문의 상을 휩쓸었다.
‘오일남’ 역의 오영수, ‘조상우’ 역의 박해수의 수상이 기대됐던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역시 <석세션>의 매튜 맥패디언에게 돌아갔다. ‘강새벽’을 연기한 정호연이 후보로 오른 여우조연상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자크>의 줄리아 가너가 차지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이정재와 정호연이 버라이어티 시리즈 부문 시상에 나서기도 했다. 이때 무대 한 켠에는 드라마 속 술래 인형인 ‘영희’가 함께 등장했다. 두 배우는 인형 앞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2개 상을 받으면서 <오징어 게임>은 에미상에서 총 6개 부문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지난 4일 기술진과 스태프를 대상으로 하는 ‘크리에이티브 아츠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여우단역상, 프로덕션디자인상,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 등 4개의 상을 휩쓸었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7월 작품상을 비롯해 총 13개 분야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비영어권 드라마로서는 최다 부문 후보 지명의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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