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원짜리 아파트 4억으로 ‘반토막’ 동탄신도시 급락

- 전용 84㎡ 3~4억원 하락한 단지 수두룩... 직거래, 시세에 악영향
- “집값 상승 기대감이 낮아 유독 가파른 낙폭, 경기 부진에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 ↑”

서울을 비롯하여 수도권의 집값이 전체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유독 경기 화성의 동탄신도시의 낙폭이 가파르다. 부동산업계는 다주택자의 매도 폭탄에 낮은 집값 상승 기대감 등 투자 수요 부진까지 겹쳐 집값이 크게 떨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이 따르면 경기 화성 반송동 ‘동탄시범다은마을월드메르디앙반도유보라’의 전용면적 59㎡ 아파트가 지난 1일 4억 1000만 원에 거래됐다. 직거래로 증여 등 특수거래의 가능성이 있지만, 이전 최고가(7억 900만 원)에서 60% 수준까지 하락했다.

청계동의 ‘동탄역KCC스위첸’의 전용면적 84㎡ 아파트 역시 지난 2일 신고가 8억 3000만 원의 절반 수준인 4억 6000만 원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이 역시 특수거래 가능성이 높은 직거래이지만, 시장이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다. 예전과 달리 직거래 가격도 시세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동탄역 인근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시세보다 수억 원 저렴한 직거래는 항상 있었다"라면서 "집값이 오를 때는 크게 개의치 않았는데 요즘은 집값이 계속 빠지다 보니 거래 1건 1건에 민감하다"고 전했다.

동탄신도시 일대 전용 84㎡ 아파트값은 고점 대비 3억~4억원은 하락한 상태다. 주요 단지로 꼽히는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트빌아파트' 전용 84㎡ 역시 최근 신고가보다 3억6000만원 낮은 10억원에 거래됐다.

동탄신도시의 급락에 화성시 아파트값 하락세는 올해 전국서 최상위권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화성시 아파트값은 올해 4.94% 하락해 수도권에서 가장 높았으며, 전국서는 세종(-7.11%), 대구 수성(-5.18%) 등에 이어 세 번째다. 부동산업계는 동탄신도시의 급락 배경으로 다주택자 차익 실현에 따른 물량 증가, 투자 수요 부진 등을 꼽았다.

동탄신도시는 부동산 상승기에 비교적 뒤늦게 오른 지역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를 등에 업고 최근 1~2년간 단기 급등했다. 부동산 대세 하락에 접어들면서 집값 거품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주택자의 차익 실현도 집값 낙폭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하루빨리 매도하는 게 이익금을 조금이라도 더 챙기는 방법이라는 얘기가 빈번하다"고 전했다.

업계는 동탄신도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금리 인상으로 시장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집값 상승 기대감도 낮아 투자 수요 유입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동탄신도시 일대는 주택을 공급할 땅이 많아 공급 우려가 항상 있는 곳"이라면서 "현재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경기 리스크(위험)를 이겨내고) 상승 반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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