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 미혼 청년들의 청약 장벽을 낮추기 위해 ‘미혼 특공’을 신설한다. 앞으로 5년간 공급하는 공공분양 주택의 50만호 가운데 68%에 해당하는 34만호를 청년층에 할당한다는 계획이다.

26일 국토교통부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주재로 열린 ‘제7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청년·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50만호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공공분양 50만호는 앞서 정부가 발표한 ‘8·16 부동산 대책’에서 언급된 물량이다. 정부는 50만호를 청년층 34만호·중장년층 16만호로 각각 나눠 공급할 방침이다.

우선 국토부는 공공분양에 19∼39세 미혼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공급(특공)을 신설한다. 향후 5년동안 5만 2,500호를 공급한다. 이 중 신혼부부 공급은 15만 5,000호, 생애최초 공급은 11만 2,500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36만호, 비수도권 14만호 등 수도권에 공공분양 물량 72%를 집중 공급한다. 특히 수요가 집중된 서울에 6만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같은 결정은 기존 특공이 놓친 점을 고려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행 특공은 신혼부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다자녀, 노부모 부양자 등 기혼자 위주로 운영돼 미혼 청년이 소외되어 왔다는 까닭에서다.

공공분양은 △나눔형 25만호 △선택형 10만호 △일반형 15만호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수요자는 이 가운데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나눔형은 시세 70% 이하 분양가에 저금리 모기지가 적용된다. 5년 의무거주기간 이후 공공에 환매하면 시세 차익의 70%가 수분양자에게 돌아간다. 할인된 분양가의 최대 80%는 장기 모기지로 지원해 초기 부담을 최소화한다. 일례로 시세 5억원 주택 구입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7,000만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나눔형은 시세의 70% 이하 모기지가 적용된다. 의무거주기간 5년이 지난 후 공공에 환매하면 시세 차익의 70%를 나눠준다. 5억원 한도 내에서 분양가의 80%를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했다. 만일 시세 5억원인 주택을 3억 5,000만원에 분양하고 최대 2억 8,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면 초기 자금 7,000만원으로 주택 구매가 가능해진다.

선택형은 민간 '내집마련 리츠'를 공공에 적용한 것이다. 목돈이 부족하고 주택 구매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경우 저렴한 임대료로 우선 거주하고 6년 후 분양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분양가는 '입주 시 추정 분양가'와 '분양 시 감정가'를 평균한 가격으로 정한다. 만일 입주 당시 추정분양가가 4억원이고 6년 후 주택감정가가 8억원이라면 6억원에 집을 분양받을 수 있다. 6년을 거주한 뒤에도 분양 여부를 결정 짓지 못했다면 4년 추가로 임대 거주가 가능하다.

거주 기간은 청약통장 납입 기간으로 인정한다. 선택형 입주 때는 보증금의 최대 80%를 최저 1.7% 고정금리로 빌려주는 전용 전세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분양 시점에는 최대 5억원 한도, 40년 만기의 고정금리 모기지를 지원한다.

일반형 공공분양 주택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시세의 80% 수준으로 공급된다. 추첨제를 20% 도입해 청년층의 당첨 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일반형을 분양받으면 기존의 디딤돌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청년층에는 대출 한도와 금리를 우대한다.

공공분양 50만호 중 7만 6,000호는 내년 중 인허가를 받는다. 정부는 이 중 서울 도심과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1만 1,000호의 알짜 입지를 선별해 올 연말부터 사전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올해 사전청약을 받는 곳은 △고덕 강일(500호) △고양 창릉(1,322호) △양정역세권(549호) 등이다. 내년에는 △동작구 수방사(263호) △강서 마곡10-2(260호) △서울 위례(260호) △성동구치소(320호) 등에서 사전청약을 받는다.

2030 청년들의 주택마련을 돕기 위해공공분양과 함께 민간주택 청약제도도 개편한다.그간 투기과열지구의 85㎡ 이하 중소형 평수는 가점제 100%로 공급돼 청년층은 당첨을 꿈도 꾸지 못한 만큼, 가점제 비율을 줄이고 추첨제를 도입한다.

1∼2인 청년가구 수요가 높은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은 가점 40%, 추첨 60%로 분양하고 조정대상지역 내에선 60㎡ 이하 주택의 추첨제 비율을 25%에서 60%로 높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분양 50만호를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신속하게 마치고 연내 공공임대 공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