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위협하던 3곳 ‘신축 대장’ 가격 희비
- 잠실엘스 대비 마포 88%, 흑석 95% 수준
신축 대단지들을 중심으로 강남 2구(강남·서초)에 도전하던 잠실과 마포, 흑석이 본격적인 하락이 시작되자 희비가 엇걸리고 있다. 잠실은 대장아파트에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져 하락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포·흑석의 대장아파트는 거래를 하지 않아 실거래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셋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에서 잠실이 위치한 서울 송파구는 전주(둘째주) 대비 0.38% 하락했다. 서울 자치구 중 도봉·노원(0.42·0.41%)에 이어 세번째로 큰 하락률이다.
송파구는 구축이나 신규 물량이 있는 곳 위주로 하락세가 뚜렷한 다른 지역과 구분된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송파구의 경우 잠실 대단지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송파구 대장아파트인 잠실엘스(5,687가구) 전용 84㎡는 이달 19억 5,000만원에 손바뀜됐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 매매가는 27억원이다. 1년새 27.8%(7억 5,000만원) 하락한 셈이다.
지난 6월 서울시는 잠실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1년 연장한 바 있다. 잠실종합운동장 복합개발(MICE)이 예정돼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가격 폭등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이유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매수자에게는 2년의 실거주 의무가 부과된다. 투자목적 매수를 어렵게 해 주택 수요를 낮추는 까닭이다.
반면 마포와 흑석에서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고 버티면서 거래 실종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이 때문에 잠실과 달리 실거래가로는 하락세를 크게 보이고 있지는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대장아파트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의 최근 3개월(8~10월) 거래량은 3건에 불과하다. 잠실엘스에서 같은기간 9건의 매매가 발생한 것과 차이가 크다. 이 단지 전용 84㎡는 9월 17억 1,500만원에 거래됐다. 잠실엘스 동일 면적 최근 거래액(19억 5,000만원)보다 12.1%(2억 3,500만원) 낮다.
다만, 매매거래가 활발하던 1년 전 실거래액은 사정이 다르다. 전용 84㎡ 기준 매매가의 경우 잠실엘스는 27억원,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19억 4,000만원으로 28.1%(7억 6,000만원)의 격차가 있었다. 이 차이를 거래가 꾸준한 최근 잠실엘스 실거래가에 대입하면 14억 205만원이 도출된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최근 실거래가와 3억원 이상 차이가 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용 84㎡는 최근(지난 9월) 실거래가 수준에서 호가를 유지하고 있다"며 "집주인들이 급매라고 해도 가격을 많이 낮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전용 84㎡ 기준 20억원을 돌파했던 서울 동작구 흑석아크로리버하임(1,073가구)도 상황이 마찬가지다. 이 단지의 최근 3개월 거래량은 한건에 그쳤다. 8월 전용 84㎡에서 18억 5,000만원에 손바뀜이 있었다. 지난해 9월 거래액은 21억 8,000만원이다.
잠실엘스와 비교할 때 최근 3개월 내 거래가 높낮이는 5.1%(1억원)에 불과하나 1년 전에는 두 단지 간 19.3%(5억 2,000만원)의 가격차이가 있었다. 잠실엘스 이달 매매가를 19.3% 낮추면 15억 7,365만원이 나온다. 흑석아크로리버하임 최근 실거래가보다 약 2억 8,000만원 낮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마포는 여의도·광화문 접근이 용이하고 흑석은 한강 조망과 함께 강남에서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며 "잠실은 마포·흑석에 비해 주거환경에서 상위급지로 평가받지만, 최근 가파른 하락세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인한 규제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유정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