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오르기만 할 것”... ‘내릴’ 낌새도 안보이는 경유값

- 1일 기준 ℓ당 경유 1872,07원, 휘발유 1659.89원... 212.18원 차이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유 수급난, 가격 상승 근본 원인 지속
- 러시아 가스 차단, 유럽국가들 난방 대체재 ‘경유’ 확보 주력도 원인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더 비싼 값에 판매가 이뤄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지만, 경유 가격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관측이다.



2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국내 전국 평균 주유소의 ℓ(리터)당 경유 가격은 1872.07원으로 휘발유 가격 1659.89원보다 212.18원 이상 높다.

국내에서는 경유보다 휘발유에 높은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경유보다 비싸다. 하지만 지난 6월 13일 이후 4개월 이상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게 가격 형성이 이뤄져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정유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가격 역전 현상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문제는 경유 가격이 떨어질만한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가격 역전을 불러온 만큼 경유 가격이 치솟는 가장 큰 이유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경유 수급난이 꼽힌다.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디젤 차량의 수요가 많은 유럽은 러시아로부터 약 60% 가까이 경유를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유 수급난이 심각해졌다. 여기에 유럽이 보통 난방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가스'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점도 경유값 고공행진을 부채질하고 있다.

에너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은 보통 난방 에너지원으로 '가스'를 사용하는데 러시아의 공급이 줄다 보니 경유를 가스 대체제로 사용하면서 (경유)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경유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로 모인 OPEC+(플러스) 협의체는 이달부터 산유량을 하루 200만 배럴 감산하기로 했다. 공급 우려 속에서도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산유국들이 감산 기조를 택한 것이다.

대한석유협회 조상범 대외협력실장은 "시장에서는 약 100만 배럴쯤 감산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200만 배럴 감산 결정이 내려졌다"며 "감산 결정으로 불안 심리가 작용하고 실제 공급량도 줄어들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한 현상이 가격 상승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실장은 이어 "미국도 날씨가 추워지면서 경유 수요가 늘고 있는데 경유 재고는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바닥난 상황"이라며 "수급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펙의 감산 결정 등에 비춰볼 때 모든 지표들이 경유 가격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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