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이 천왕성을 가린다... 오늘밤 200년 동안 없을 우주쇼

- 8일 저녁 18시 8분 ‘개기월식’+ 20시 23분 ‘천왕성 엄폐’ 현상 나타나
- 천문현상 동시 발생, 1850~2050년 간 단 4번... 한국서 관측은 처음
- 다음 동시발생 76년 뒤... 한국서 관측은 200년 뒤에나

오늘 밤, 지구 그림자에 가려져 붉게 변하게 되는 달이 천왕성을 다시 가리는 희귀한 천문현상이 우리나라 하늘에서 보여질 전망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19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한국에서 관측되지 않았는데 오늘 이후로도 향후 200년 동안은 우리나라에서 관측되지 않을 전망이다.



8일 과학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날 저녁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과 지구 그림자에 가려진 달이 다시 천왕성을 가리는 '천왕성 엄폐' 현상이 동시에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개기월식은 지난해 5월26일 이후 약 1년 반만이다. 이번 월식은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부분적으로 가려지는 부분식부터 관측할 수 있다.

부분식이 18시 8분 48초에 시작된다. 이후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식은 19시 16분 12초에 시작되며 19시 59분 6초에 최대, 20시 41분 54초에 개기식이 종료된다. 개기식 이후에는 다시 진행돼 22시 57분 48초 월식의 전 과정이 종료된다. 이번 월식은 아시아, 호주, 아메리카, 태평양에서 관측 가능하다.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장 깊게 들어가는 '최대식' 시각은 19시 59분인데, 이때 달의 고도가 약 29도로 동쪽에 시야가 트여 있는 곳에서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다. 개기식 시작인 19시 16분에서 20시 41분까지 약 85분 동안은 지구 대기를 통과한 태양 빛 때문에 평소보다 어둡고 붉은 달을 볼 수 있다.

이같은 개기월식과 동시에 이날 밤에는 지난 2015년 1월 25일 이후 약 7년 반 만에 천왕성 엄폐 현상까지 찾아온다.

달과 같이 가까이 있는 천체의 뒷면에 멀리 있는 천체가 위치해 가려지는 현상을 '엄폐'라고 부르는데, 이번 개기월식에는 천왕성이 20시 23분 달 뒤로 숨었다가 21시 26분 다시 나타난다. 최대식에 이르렀을 때 맨눈으로 관측 가능한 개기월식과 달리 천왕성 엄폐 현상은 쌍안경·망원경 등을 이용해야만 볼 수 있다.

이처럼 월식과 행성 엄폐가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은 100년에 한 두번 일어날 정도로 매우 드물게 일어난다. 국립과천과학관이 파악한 데이터에 따르면 1850~2050년 사이 지구에서 관측된 개기월식+천왕성 엄폐 현상은 ▲1930년 10월 8일 ▲1938년 11월 8일 ▲2014년 10월 8일 ▲2022년 11월 8일 등 단 4번이다. 이 가운데 한국에서 관측이 가능한 것은 이날 나타나는 현상 뿐이다.

이같은 두 천문현상이 함께 일어나는 다음 시기는 76년 후인 2098년 10월 10일(개기월식)과 114년 뒤인 2136년 3월 18일(부분월식)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두 차례 모두 한국에서는 관측할 수 없다. 학계에서는 향후 200년 안에 한국에서 두 천문현상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개기월식은 2025년 9월 8일, 다음 천왕성 엄폐는 2068년 2월 27일 한국에서도 각각 관측할 수 있다.

이처럼 희귀한 현상이 일어나는 만큼 전국의 과학관·천문대 등에서는 관측행사를 열어 국민들에게도 특별한 우주 쇼를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천문대 관측행사는 '개기월식'에 초점을 두고 있으나 적정 시간에 망원경을 이용한다면 '천왕성 엄폐' 현상까지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개기월식 관측행사가 열리는 곳은 국립과천과학관, 김해천문대, 좌구산천문대, 제주별빛누리공원, 보현산 천문과학관,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예천천문우주센터, 섬진강천문대, 남원항공우주천문대 등이다. 일부 기관에서는 유튜브 등을 통한 관측행사 생중계도 동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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