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53년 된 10층짜리 아파트 철거된다

- 서울시, 내년 ‘회현 제2시민아파트’철거 계획... 보상비 등 예산 115억 원 책정
- 노후 아파트 대표주자... 엘리베이터도 없어 등 촬영지로 인기

서울 시내 노후아파트의 대표주자이자,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을 비롯해 영화와 예능 TV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로 나왔던 중구 ‘회현 제2시민아파트’가 준공 53년 만에 철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건물 외형을 보존하고 리모델링하려는 기존의 계획을 전면 백지화 한 것으로,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한 이후 “부실 시공으로 건물 보존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서울시가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 주택정책실은 이달 초 진행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회현제2시민아파트 정리사업(철거)' 계획을 보고했다.

이 아파트는 1960년대 시내 무허가 건물 거주자의 이주를 돕기 위해 만들어 1970년 5월 준공했다. 워낙 오래전 지어져 10층 높인데 엘리베이터가 없고, 'ㄷ'자 모양 구조로 6층엔 구름다리가 설치돼 있다. 현재 서울에 남은 유일한 시민 아파트로 건물은 주민이, 부지는 시가 보유 중이다.

352세대가 입주한 이 건물은 2004년 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2005년부터 철거를 추진했으나 주민 반대와 보상 문제로 10년 넘게 표류했고, 전임 시장의 보존 중심 도시재생 정책이 반영돼 2016년 8월부터 건물 존치 후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틀었다. 건물을 고쳐 청년 예술가와 사업가를 위한 주택을 공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건물의 구조적 결함으로 리모델링이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사업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시의회는 지난해 9월 리모델링 공사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지난해 9월 시 문화본부는 오 시장에게 이 건물의 리모델링 사업 중단을 보고했다. 당시 "우리나라 콘크리트 건물은 부실시공으로 보존가치가 없어 원칙적 대응(철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시는 아파트 건물 매입을 위해 약 115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2006년 공고한 기준에 따라 소유주에겐 보상금과 주거이전비 및 이사비를 지원하고 세입자는 주거이전비(3개월분)과 이사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소유자와 세입자 모두 입주 조건에 부합하면 임대주택을 제공키로 했다.

보상 협의와 철거 등 사업 시행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대행한다. 시는 내년 12월까지 보상과 철거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352가구 중 299가구에 보상을 완료했고, 나머지 53가구 소유주 및 세입자와 협의 중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 현장 주민설명회를 진행한다.

일각에선 시가 건물 철거 후 해당 부지(중구 회현동 147-23)에 공원을 조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부지 면적은 3,965㎡(약 1,200평)로 소규모 공원 조성이 가능한 면적이다. 시는 우선 보상과 이주 절차를 마무리한 이후 사업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최대한 신속하게 건물 보상과 거주자 이주를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곳에 공원을 조성할지 다른 시설을 만들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철거 이후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