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긴급 출동 도중 취객이 소방차 막고서 욕설·발길질까지

서울 영등포구의 한 PC방에 5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라는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이 긴급출동을 하는 도중 지나가던 취객이 약 10여 분간 길을 막고 구급활동을 방해했다. 이 남성은 함께 출동한 경찰관에게 폭행도 가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 출처 :  머니투데이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모욕·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를 지난 20일 밤 10시 20분쯤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심정지 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소방서의 진로를 약 10분간 방해하고, 함께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고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와 영등포소방서는 20일 밤 10시 13분쯤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위치한 한 PC방에서 ‘심정지 된 사람이 있다’고 신고가 들어와 현장으로 긴급 출동했다. 경찰과 소방이 현장 인근에 도착한 밤 10시 15분 A씨 일행 3명은 소방 펌프차를 막아서고 약 10여 분간 실랑이를 벌이며 발길질과 욕설을 했다. 이에 영등포소방서는 경찰에 공무집행방해를 받고 있다는 신고를 했다.

경찰이 추가로 출동하고 나서도 A씨는 경찰관 3명을 밀치거나 멱살을 잡는 등 폭력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공권력이 깡패다 XXX아"라고 폭언을 가하거나 "윤석열 가라"고 하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소방 펌프차의 진로를 막아선 A씨의 지인 2명도 함께 불러 조사했다. 이들 2명은 소방관에 대한 공무집행 혐의만 받아 체포되지는 않았다. A씨 등 3명은 당시 술에 취해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PC방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김모씨(남·52)는 신고 수 시간 전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김씨의 사후경직이나 피부색 등으로 사망한 지 이미 좀 많이 지난 것 같다고 판단해서 경찰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18일 PC방 이용을 시작했고 20일 오전 9시 10분쯤 직접 충전 기기로 걸어가 이용시간을 추가했다. 하지만 김씨는 다시 자리로 돌아간 이후 PC 전원을 켜지 않았다. 김씨가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은 데다 PC도 시스템상 꺼진 것으로 나와 직원들은 한동안 김씨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밤 10시13분 해당 PC방 사장 B씨는 의자에 뒤로 기대 눈을 감고 있는 채로 숨져있는 김씨를 발견했다. 이어 B씨는 '사람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취지의 신고를 냈다. 곧이어 경찰과 소방이 출동했고 김씨는 현장에서 사망선고를 받았고 밤 11시 10분쯤 운구용 구급차에 실려 이송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과 아직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사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07년 노숙인 지원센터인 서울 영등포구 보현의집을 이용했다. 2019년에는 서울 용산구의 다른 노숙인 시설인 다시서기 종합지원센터에서 의료 관련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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