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교섭단, 24일 우루과이전 맞춰 ‘쿠팡 배달 거부’
- 쿠팡, 라이더엔 피크타임 할증·이용자엔 쿠폰 지급 맞불... 교섭단 “파업동력 약화 목적 꼼수... 성실 교섭하라” 비판
배달기사 노조가 카타르 월드컵 우리나라의 첫 경기일에 맞춰서 쿠팡이츠 배달 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쿠팡이츠 측에서는 교섭 대신 ‘월드컵 프로모션’을 지급하며 강경 맞대응에 나섰다.
23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오는 24~25일 저녁 피크타임의 적용시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할증해 주는 ‘월드컵 프로모션’을 실시하기로 했다. 쿠팡이츠 측은 “기존 오후 5시 ~ 7시 59분까지였던 저녁 피크타임을 24일에는 오후 5시 ~ 25일 새벽 1시 59분까지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피크타임이란 라이더들이 받는 기본 배달료에 추가 비용을 지급하는 할증을 적용해 수수료를 더 주는 시간이다.
쿠팡이츠는 라이더들뿐 아니라 이용자들에게도 ‘월드컵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24일 저녁 9시까지 대한민국의 득점을 예측하도록 한 뒤, 참여자 전원에게 1,000원의 쿠폰을 지급하고, 예측에 성공하면 5,000원의 쿠폰을 추가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쿠팡이츠가 월드컵 프로모션을 들고나온 것은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로 구성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이 24일부터 집중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힌 데 따른 대응책으로 보인다. 24일은 한국과 우루과이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를 치르는 날로,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첫 경기 날이다.
공동교섭단 관계자는 “24일 우루과이전 때 쿠팡이츠 배달 거부 형식의 파업을 하기로 했다”며 “쿠팡이츠가 기본배달료를 일방적으로 삭감한 데 이어 단체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쿠팡이츠는 지난해 라이더 기본배달료를 건당 3,100원에서 2,500원으로 낮추고, 배달 거리당 할증률을 높인 바 있다.
공동교섭단 쪽은 프로모션 비중을 줄이고, 기본료를 다시 3,000원대로 올려 라이더들의 안정적 소득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이츠가 단체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자 ‘월드컵 첫 경기 날 파업’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선 것이다. 공동교섭단은 지난 14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해 라이더유니온 95.2%, 배달플랫폼노조 95.4%의 찬성으로 파업 안을 가결했다.
공동교섭단 관계자는 “쿠팡의 낮은 단가로 인한 피해는 라이더 전체의 불만사항이고, 라이더 처우 개선을 위해 이날 만큼은 업주와 소비자에게도 쿠팡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홍보하고 있다”며 “프로모션 일정이 공동교섭단의 파업 예고 시점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파업의 동력을 낮추려는 꼼수다. 쿠팡이츠는 이런 식의 단기적 물량 공세가 아니라 라이더와의 단체교섭에 성실히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유정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