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뒤 저는 죽는다”... 묻지마 범죄 피해자 호소

- 일면식 없는 여성 뒤따라가 무차별 폭행... 징역 12년 선고
- CCTV서 사라진 8분, 검거직전 ‘부산여성강간폭행’ 검색했지만 성폭행 무혐의

지난 5월, 부산 서면의 한 오피스텔 로비에서 일면식 없는 30대 남성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한 20대 여성의 사건이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폭행 이외에 성폭행 등 추가 범죄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 출처 : JTBC 보도 캡쳐

지난달 30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폭행상황이 담긴 당시 CCTV가 공개됐지만 가해자 A씨가 공격을 가한 뒤 기절한 B씨를 CCTV의 사각지대로 끌고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 공개된 당시 영상들은 사건 발생 20분부터 오피스텔로부터 150m 떨어진 골목에서 B씨를 뒤따라 걷는 A씨의 모습이 나온다.

B씨가 오피스텔로 들어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이 A씨는 뒤쪽으로 접근해 갑자기 B씨의 머리를 향해 돌려차기로 머리를 가격했다. A씨는 쓰러진 B씨의 머리를 계속해서 발로 밟고 찼고, 기절한 B씨를 어깨에 메고 CCTV가 없는 복도로 데려간 뒤 B씨의 소지품을 챙겨 사라지는 모습까지 찍혔다. A씨가 이후 다시 CCTV에 찍힌 것은 8분이 지난 뒤로, 한 손에 가방을 든 채 서둘러 건물을 빠져나왔다.

B씨의 언니에 따르면 “당시 B씨의 속옷이 사라져 찾아보니 오른쪽 다리 종아리에 걸쳐져 있었다”며 진술했다. B씨도 “8분 동안 의식이 없는 나를 빰을 때리면서 의식을 깨웠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8분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른다. 당사자만 알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범행 후 검거되기 직진 스마트폰으로 ‘부산여성강간폭행’ 등을 검색한 사실도 확인되어 경찰이 집중 추궁했으나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속옷 등에선 가해자의 DNA가 나오지는 않았다.

B씨는 지난달 5일 온라인상에 ‘12년 뒤 저는 죽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5월 부산 서면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머리를 짓밟히고 사각지대로 끌려간 살인미수 피해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범인이 폭행을 인정했다는 이유로 8년이나 형을 줄여 12년을 선고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범인이 12년 뒤 다시 나오면 고작 40대인데, 숨이 턱턱 조여 온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살인미수죄가 적용된 A씨는 지난달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검찰은 형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또 범죄 사실을 알고도 A씨를 숨겨준 그의 여자친구도 범죄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특히 경호업체 직원인 A씨는 강도상해 등 전과 4범으로 출소한 지 석 달째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이유에 대해선 ‘나를 째려보는 것 같았다’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전치 8주 외상과 함께 뇌손상으로 오른쪽 발목이 마비됐고, 기억상실장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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