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초 등 3개 지자체 공동 운용 중... 정선군 임대 기종은 48년 전 기종
- 전북도도 ‘연간 177일 임차계약’... “안전·저성능 우려 제기”
27일 강원도 양양에서 추락해 5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S-58T 기종은 1975년 제작되어 47년이나 지나 노후된 임차 중형 헬기로 알려졌다. 강원도·전북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미국 시코르시키사(社)가 제작한 S-58T 기종으로 1975년 2월 제작됐다. 탑승 정원 18명으로 최대 이륙중량은 5,681㎏, 담수 능력은 1,800ℓ다.
전북 임실에 본사를 둔 한 민간업체가 보유한 기종 중 하나다. 임대용 헬기 6대 정도를 보유 중인 이 민간업체는 주로 산불 예방·진화용으로 지자체에 임대해 운용하고 있다. 전북도도 매년 이 업체의 헬기를 연간 6억여 원 (117일 사용 조건)에 임차해 산불이 많은 봄과 가을에 운용하고 있다.
사고 헬기는 올해 1월 속초시가 대표 계약을 해 속초·고성·양양 등 3개 지자체가 공동운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길이 13m, 높이 4m가량의 사고 헬기는 47년 된 노후 기종으로, 항공업계에서는 그간 안전과 저성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산림 헬기 47대 중 20년을 초과한 헬기가 31대(66.0%)였으며, 30년을 초과한 헬기도 9대(19.1%)였다. 전국의 산림 헬기 3대 중 2대는 기령 20년을 초과한 노후헬기인 것이다.
이 통계 자료와 비교하면 사고 헬기는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항공기 중 최고령급에 해당하는 셈이다. 강원도 내 18개 시군에는 모두 9대의 임차 헬기를 운용 중인데, 70년대 제작된 기종은 사고 헬기를 포함해 총 4대, 80년대 2대, 90대 3대로 파악됐다. 정선·태백·영월·평창에서 공동운용 중인 임차 헬기 2대 중 1대는 1974년 6월에 제작돼 48년 된 노후 기종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사고가 난 헬기는 다소 오래된 면이 있지만, 헬기를 운항할 수 있다는 '감항(항공기가 항공하기에 적합한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추는 일) 증명'이 있어 산림용으로 지자체와 산림 당국에 임대되는 것으로 안다"며 "감항증명에는 보험이 필수로 들어가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지자체는 정식 조달과정을 통해 감항증명 보유업체와 산불 감시·진화용으로 헬기를 빌린다"면서 "사고 헬기도 대인·대물 보험이 가입되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후 언론사들은 해당 민간업체를 상대로 사고 대처 상황, 정확한 헬기 제원, 보험 가입 여부 및 사고 보상 계획 등을 파악하려 했지만, 이 업체 대표 및 관계자 등과의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들은 외부와의 연락을 피한 채 사고 현장에 갔거나 항공 당국과 사고 대책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고 현장을 찾은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며 "현재 도내에서 운용 중인 나머지 임차 헬기 8대가 적절히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을 해서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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