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물테니 분양 취소해달라” 전체 72% 미계약

- 입주자모집공고·공급 계약 취소 검토
- 본 청약서 3.4:1 기록했지만 실질 계약 20%대

부동산 시장의 세찬 한파로 전국 각지에서 분양사업 시행자가 이미 계약이 완료된 단지의 분양을 취소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 조경도 ㅣ 출처 : 분양홈페이지

인천의 미추홀구에 위치한 한 단지는 수분양자에게 계약금 전액과 합의금을 지불하면서까지 분양 계획을 취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전남 광양의 한 단지 역시 시행사가 이미 문양된 물량을 취소 시키고 시기를 미뤄 시황이 좋아졌을 때 단지를 재분양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분양 업계와 인천 미추홀구청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의 사업 시행사인 유성티엔에스와 시공사 서희건살은 이 단지의 입주자모집공고를 취소하고 분양공급 계약을 전만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희 스타힐스 더 도화는 올해 7월 분양된 단지로 당시 144가구에 대한 청약 접수를 받았는데 특별 공급에서 5가구가 미달됐고, 본 청약에서는 73가구가 공급에 총 249명이 지원해 평균 3.4:1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공급 물량 중 104가구(72.2%)가 미계약 또는 부적격 당첨 등의 이유로 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며 올 8월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다.

무순위 청약에서는 104가구 모집 중 15가구만 지원하며 미분양 물량이 속출했고, 이후 9월초부터는 선착순 분양을 실시하고 있다.

단지의 사업 시행자와 시공사 측은 분양 계약을 전면 취소하되 계약금 전부와 합의금을 수분양자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분양자 전체에게 동의를 받아 관할 구청인 인천 미추홀구청을 통해 입주자모집공고의 취소 승인 고시를 받아 수분양자의 청약통장 내 당첨 사실을 삭제하는 방안 또한 고려 중이다.

미추홀구청 관계자는 8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두 세 달 전 사업 시행자 측에서 미분양 문제로 찾아와 입주자모집공고 취소와 분양 계약 취소 방안을 자문해왔다”며 “아직까지 수분양자와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희건설은 건설 업계에서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다수 진행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으나 이 사업의 경우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아니다. 서희건설의 모회사인 유성티엔에스가 시행하고 서희건설이 시공하는 독자적인 개발 사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단지는 착공에 들어서는 과정에서 오염토가 발견되면서 터 파기 작업이 지연돼 아직 실착공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시행자가 분양 계약 취소를 검토하는 사례는 이달 초 전남 광양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한국자산개발이 시행한 전남 광양시 마동 ‘더샵 광양라크포엠’은 계약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입주자 모집 취소 및 분양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렸다. 단지는 올해 10월 본 청약에서 898가구 모집에 530명이 지원해 분양 과정에서부터 미분양 물량이 상당수 발생했다. 여기에다 다수의 당첨자가 계약까지 하지 않으면서 분양을 취소하고 추후 다시 분양에 나서는 길로 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자산개발 측은 “최근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분양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공사는 진행하되 입주자모집공고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며 “분양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시점에 분양을 재개할 계획인데 정확한 분양 재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의 준공일은 2025년 11월로 이를 목표로 공사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자산개발은 조만간 광양시에 입주자 모집 승인 취소 신청을 할 예정이다. 취소 시 계약 조건에 따라 계약자들이 납부한 1차 계약금 1,000만 원에 위약금 1,0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배액배상’을 할 방침이다. 입주자 모집 승인이 취소되면 이미 청약통장을 사용한 계약자도 통장 사용 내역이 사라진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광양시 미분양 물량은 10월 기준 1,244가구에 달한다. 지난 6월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졌지만 미분양 물량은 소진되지 않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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