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제 남은 ‘빅5’ 7억 ↓ 臆장 무너진 과천
- 최고가 대비 수억 원씩 급락... 정부 규제해제 지역서 배제 지역 하락폭 더 커
최고가에 대비해 수억 원씩 낮은 가격에 매물을 올려놓아도 집을 보러조차도 안 온다. 이에 집주인들은 매일 매일이 울상이다.
경기 과천시, 광명시, 하남시의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더해 경기 다른 지역과 달리 정부의 부동산 규제 지역에서도 벗어나지 못해 이전 최고가보다 5억 원 넘게 떨어진 거래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규제 지역에서 해제된 주변 지역들과 집값 낙폭차가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규제 지역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59㎡는 지난 3일 9억8000만원에 팔리며 심리적 저항선으로 통하던 10억원이 무너졌다. 작년 6월 계약된 같은 면적 최고가(14억7000만원)와 비교하면 1년 반 만에 5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인근 신축 대단지 아파트인 부림동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전용 84㎡도 지난달 말 14억 2,000만원에 거래되며 공시가격(14억 4,5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21억 5,000만원이었던 작년 말 실거래가보다 7억원 넘게 급락한 것이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별양동 주공5단지도 최고가(25억원, 2021년 10월) 대비 7억원가량 내린 18억 3,900만원에 지난달 거래됐다.
정부는 지난달 위축된 주택 거래를 회복시키기 위해 서울과 과천시, 성남시(분당·수정구), 하남시, 광명시 등 이른바 ‘빅5’를 제외하고 전국 규제 지역을 모두 해제했다. 서울과 4개 지역은 집값이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고 주택 수요도 많다는 이유로 규제 해제 대상에서 빠졌다. 이 여파로 과천시 집값은 인근 지역보다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규제 지역 해제 조치가 시행된 지난달 14일 이후 4주간 과천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4.34% 떨어졌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인근 안양시(-3.82%), 군포시(-3.89%), 용인시(-1.85%), 수원시(-2.82%) 등의 낙폭을 뛰어넘고 있다.
광명시와 하남시 시장 상황도 비슷하다. 광명시 아파트값은 최근 4주간 5.45% 내려 전국에서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집값 하락에 속도가 붙으면서 실거래가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인근 신축 아파트 단지의 분양가보다 낮은 거래도 나왔다. 작년 10월 13억 5,000만원에 거래됐던 철산동 철산래미안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중순 5억원 넘게 내린 7억 8,000만원에 팔렸다.
오는 26일부터 청약을 받는 철산자이더헤리티지의 같은 면적(최고 10억 4,900만원)은 물론 전용 59㎡ 분양가(최고 8억 1,000만원)보다도 낮다. 철산동 B공인 관계자는 “저층(2층) 매물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낙폭이 너무 커 주민은 물론 철산자이더헤리티지 청약 대기자들도 당황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향후 철산자이더헤리티지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보다 싸게 파는 것)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준(準)강남’으로 불리던 하남시 아파트값도 가파르게 떨어지는 중이다. 풍산동 미사강변센트럴자이 전용 91㎡는 지난 8일 최고가(13억 4,000만원)보다 4억원 넘게 내린 9억원에 거래됐다.
부동산업계에선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과천시, 광명시 등을 규제 완화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극소수 지역을 제외하고는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거래량을 회복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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