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경기침체에 폐업하는 스타트업 창업자와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23일 하루에만 180여 건의 사무실·가계양도 게시글이 올라왔다. 창업 커뮤니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수치이다.
지난 1월 프랜차이즈를 인수했던 A씨는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도 가게를 내놨다. 소상공인 신용보증재단에 대출 3,000만 원도 있다. A씨는 “빚만 늘어날 것 같은 불안감에 하루 12시간씩 자던 제가 4시간도 채 자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IT스타트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B씨 역시 상황은 매한가지다. 석달 째 사무실 월세조차 내지 못해 폐업을 생각하고 있다. B씨는 “너무 힘들어서 폐업하고 싶은데 어떤 것부터 해야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아프니까 사장 진짜 못하겠다”며 “다 포기하고 싶어도 가족들 때문에라도 어떻게든 답을 찾아야 한다”고 털어놨다.
투자금을 받아야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 업체들도 위기에 봉착했다. 폐업을 하고 싶어도, 그동안 투자 받은 돈과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쉽지도 않는 상황이다. IT스타트업계 관계자는 “회사 문을 닫을 경우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빚을 계속 내면서 어쩔수 없어 회사를 유지하는 사장들이 많다”고 전했다.
2년전 벤처를 창업한 한 사장은 “자금 조달을 위해 매일 투자자들에게 읍소하고 다니고 있다”며 “왜 내가 사장이 됐나, 요즘 후회가 많다”고 토로했다.0
실제 수천억원의 돈이 몰리며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던 스타트업계는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스타트업 민관협력 네트워크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10월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 규모는 4,514억원이다. 1조원 이상의 투자금이 몰렸던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올해 하반기부터 투자 유치 규모가 크게 줄기 시작했다. 6월 1조 3,888억원에서 7월에는 8,368억원으로 줄더니 9월 3,816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송년회를 해야 할지 송별회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한 스타트업 대표의 토로엔 한숨이 짙게 배었다. 스타트업의 C대표는 “송년회를 하면 직원들 택시비나 대리비라도 좀 챙겨줘야 하는데, 솔직히 그 비용도 요즘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예상하는 전망은 더 부정적이다. 스타트업 창업자 중 10명중 8명 가량이 1년 뒤에도 불황의 지속하거나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폐업 러시도 당분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40% 가량이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년~1년 6개월 내 폐업할 수도 있다는 응답이 12%로 가장 높았다. 폐업의 가장 큰 이유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6.4%)였다. 이어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6.1%), 자금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5.1%) 등이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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