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아파트가 4억에 거래? 전세보다 싼 매매에 인덕원 ‘술렁’

- 푸른마을 인덕원 대우 전용 84㎡ 지난달 4.2억 매매
- 지난해 8월 12.4억 신고가 매매... 1년 반만에 3분의 1토막
- 집값 하락기 틈타 우회적인 절세방안 찾은 듯

전세가격보다도 8,000만 원 가까이 싼 가격에 매매된 깡통아파트가 경기도 안양시 인덕원에서 나왔다. 중개인을 끼지 않고 직거래 방식으로 거래가 완료된 만큼 집값 하락기를 틈타 우회적인 절세방안이나 증여 등 특수거래로 보인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시 푸른마을 인덕원대우 전용 84㎡는 지난달 4억 2,000만원에 직거래됐다. 3.3㎡당 1,000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8월 신고가 12억 4,000만원 대비 8억 2,000만원 떨어진 수준이다. 또 매매거래된 같은 달 전세가 5억원보다도 8,000만원 더 저렴하다.

금리인상과 유동성 축소 등에 따른 거래절벽으로 부동산시장의 침체기가 본격화면서 GTX 노선으로 들썩였던 인덕원이 프리미엄(웃돈)을 반납하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분의 1 토막 수준은 아니지만 인덕원에서 가격이 크게 떨어진 단지는 이뿐만이 아니다. 인덕원 푸르지오엘센트로 84㎡도 지난해 6월 16억 3,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에는 10억 8,000만원에 5억 5,000만원에 손바뀜된 바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직거래 사례들을 모두 ‘증여성 거래’라고 단정 짓긴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이렇게 가격 내림폭이 상대적으로 큰 거래 양상은 친족 간 증여 목적이 짙다고 분석한다. 거액의 세금을 피하기 위해 주택 처분이 필요한 다주택자로서는 ‘이 가격에 매도할 바엔 저렴하게 증여하겠다’는 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현행법상 시가와 거래대가의 차액이 시세의 30% 또는 3억원보다 낮으면 정상 매매로 인정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시장에 급매가보다 3억원가량 낮은 금액에 이뤄지는 직거래는 편법 증여 목적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국 아파트 거래 중 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아파트 거래 중 직거래는 17.8%(3,306건)를 차지해, 전년 같은 기간(8.4%)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달부터 전국의 아파트 거래 중 특수관계인 간 이상 고·저가 직거래에 대한 고강도 기획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신고된 전국 아파트 거래다. 내년 10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단계별로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를 발표하고, 편법 증여·명의신탁 등 위법 의심행위에 대해선 국세청,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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