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계의 불황과 메모리 수요 하락 등 잇단 악재에 4분기 대규모 영업손실 우려까지 겹치며 52주 신저가를 또 경신했다. 국내증시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의 부진에 따라 반도체 업계의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가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Fn가이드 기준 4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 이익 전망치는 –7,663억 원이다. 올해 예상치는 1분기 –1조 2,900억 원, 2분기 –1조 2,568억 원, 3분기 –6,477억 원으로 3분기까지만 해도 3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다 4분기에 들어서야 2,776억 원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게시장의 예상이다.
특히 올 4분기 실적은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 최근 2주새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증권사 6곳 모두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에 대해 1조원대의 적자를 예상했다. 적자 예상치가 가장 적은 곳은 DB금융투자(-1조 510억 원), 가장 많은 곳은 신영증권(-1조 2,948억 원)이었다.
메모리 수요의 침체로 쌓인 재고도 문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기준 재고일수가 39.5주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 추세대로면 1년치 재고를 창고에 쌓아놓고 영업을 할 상황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신년사에서 2023년 경영 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거시경제 환경 급격한 변화, 몇 년간 지속된 지정학적 변수 등 부정적인 경영 환경으로 올해는 도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와 AI 분야에서 신규 고객을 창출해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IT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세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며 당분간은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낮아진 메모리 가격이 출하 증가를 유발하는 올 3분기 이후 메모리 업황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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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