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급’ 한국 격리시설 맹비난 중국, 자국 시설엔 냉장고도 없어

- 中 관광객 허위사실 동원 비난, 공산당 기관지가 그대로 인용해 보도
- 韓 “격리시설은 일반호텔, 침대·온수 다 있다, 근거없는 소리”
- 지난해 중국 격리시설 경험 한국인 “지저분하고 난방도 안 돼, 냉장고도 없었다”

한국과 중국이 ‘코로나 격리 시설’을 두고 맞붙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환구시보는 11일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와 공동으로 한국의 코로나 격리시설을 비판하는 사설을 실었다. 매체들은 중국 네티즌들의 주장을 인용 한국 정부의 방역 조치가 중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며 비용을 충분히 지불했음에도 격리시설 내에 침대가 없었고 온수도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한국 격리시설을 비난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한 웨이보 계정에는 “한국 정부가 (입국한) 중국인에게 제공하는 격리 식사는 평범한 샌드위치에 김치, 우유가 전부”라며 “차별”이라고 했다. 중국인들이 이에 항의하며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는 글들도 다수 보인다. 하지만 웨이보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샌드위치 외에 밥과 반찬이 담긴 도시락과 국으로 추정되는 것들도 보인다. 중국 네티즌들은 “식사를 휴지통 앞에 놓아준 것은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격리된 중국인들이 식사를 거부하고 휴지통 앞에 모아뒀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들은 이런 네티즌 주장을 별다른 자체 검증이나 확인 없이 그대로 내보내며 “한국 정부가 중국 관광객 폭로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빌미로 10일 한국인과 일본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한 데 이어, 11일에는 한국·일본에 대한 경유 비자 면제도 중단했다. 중국이민관리국은 “최근 소수의 국가에서 중국 국민에 대한 차별적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이런 조치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중국 매체들의 ‘격리 시설 부실’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보건복지부는 “중국발 단기체류 외국인 확진자의 안전한 격리를 위해 인천공항 인근에 있는 3개 호텔을 격리시설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호텔은 우리 국민도 이용하는 객실로, 객실마다 모두 침대가 비치돼 있고, 온수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깨끗한 화장실이 갖춰져 있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식사는 코로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전문 도시락 업체가 매일 다른 메뉴를 객실로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복지부는 “격리자의 생활 편의를 위해 전문 통역사가 대기하며 격리자가 이불, 수건, 개인용품 등을 요청하면 호텔에서 바로 교체·제공하고 있다”며 “의약품이 필요한 경우 미리 준비한 해열제, 감기약, 소독약 등 안전상비의약품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정부의 조치가 중국인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중국에서 국내로 입국한 경우 국적과 상관없이 입국 전후 두 차례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국인도 코로나 검사 대상에 포함된다.

한편, 중국이 지난 8일 폐지한 입국자 격리 시설도 다시 화두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중국 입국자들은 시설격리 5일에 자가격리 3일 등 총 8일(베이징 기준)을 격리해야 했다. 당시 격리했던 한국 네티즌들은 중국의 격리시설이 형편없다고 성토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17일 중국에 들어간 한 네티즌은 베이징 시내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건물에서 격리를 했다고 한다. 그는 “(숙소 내부) 바닥은 새카만 먼지투성이에, 온통 소독약을 뿌려놔서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팠다”고 했다. 이어 “환기부터 하고 수세미와 고무장갑, 욕실 세제를 꺼내 욕실 청소를 했다. 바닥의 흙먼지, 쓰레기, 곤충 사체를 치우고 손이 닿는 부분은 모두 수세미로 박박 닦았다”고 떠올렸다.

냉장고가 없어 냉장 보관이 필요한 음식물은 창문 사이에 두었다고 한다. 영하의 날씨로 만들어진 ‘자연 냉장고’를 활용해야 했다는 것이다.

격리 중 유용한 물품으로는 전기요와 돗자리, 휴대용 인덕션 등을 소개했다. 그는 “북경 격리시설은 바닥이 더럽기도 하고, 너무 차가워서 바닥에 발을 디딜 수가 없다”며 “남는 이불을 깔고, 그 위에 돗자리를 깔아 맨발 생활을 조금 누렸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광저우의 한 호텔에서 격리했다는 한 네티즌은 “와이파이(무선 인터넷)가 안 되어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와이파이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호텔 측은 소독약으로 복도와 객실문 등을 소독했는데, 냄새가 객실문 아래 틈으로 들어왔다”며 “사흘째가 되니 두통이 와서 틈을 수건으로 막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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