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 주범으로 지목된 ‘소 방귀’ 억제 나섰다 “차량 매연과 비슷”

- 매해 소 1마리당 메탄 배출량 100kg 육박... 휘발유 3,400ℓ 연소와 비슷한 양
- 뉴질랜드, 소 방귀·트림에 세금 부과 검토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기록적인 혹한과 유럽에서는 겨울철임에도 20도를 넘나드는 이상고온이 발생하는 등 전세계 각지에서 기후 이변현상이 이어지면서 각국 정부에서는 온난화를 유발하는 주요 가스인 메탄 배출 억제를 위한 다양한 법안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메탄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소에서 배출되는 방귀나 트림 억제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영국 BBC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게이츠가 소의 방귀와 트림을 억제하는 사료 첨가제를 개발하고 있는 호주 스타트업 기업에 약 1,200만 달러(약 148억 원)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2015년 설립한 청정에너지 펀드 ‘브레이크 스루 에너지 벤처스(BEV)’는 소의 방귀, 트림, 배변 등에서 나오는 메탄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사료 첨가제를 개발하고 있는 호주의 스타트업 기업인 ‘루민9(Rumin8)’에 투자했다.

루민8이 개발하고 있는 사료 첨가제는 붉은 색 해초인 홍조류가 많이 함량되어 있는데 이를 소에게 먹일 경우 방귀와 트림을 통해 배출되는 메탄의 양을 기존 사료와 비교해 80%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루민8은 자사 실험 결과 해당 사료 첨가제를 소에게 먹일 경우 소에서 나오는 메탄 가스가 최대 95%까지 감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루민8 측은 2030년까지 1억 마리의 소를 탈탄소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온실가스의 일종으로 공기에 잔존하는 시간은 이산화탄소보다 짧지만 대기 중의 열기를 가두는 능력은 이산화탄소의 84배에 달한다.

특히 소는 대형 초식동물이면서 되새김질을 하는 과정에서 트림과 방귀를 통해 대량의 매탄을 배출한다. 소 한 마리가 매년 생성하는 매탄의 양은 거의 100kg에 달하며, 이는 차량 등에서 휘발유 약 3,400ℓ(리터)를 연소시켰을 때 발생하는 메탄의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메탄 배출량에서는 소와 차량 1대간 별반 차이가 없는데다 육류의 가공, 운송 등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배출문제까지 고려하면 소 농장과 육가공업체 전체의 메탄가스 배출량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표적인 낙농국가인 뉴질랜드에서는 아예 소의 방귀와 트림으로 발생하는 메탄가스에 환경세를 물리는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앞서 지난해 10월 농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농장부담금, 즉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2025년부터 해당 세금이 매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