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공깃밥도 1,000원 아니다... 라면사리, 곱빼기 이어 줄줄이 인상

- 고물가여파 자장면 곱빼기 2,000원 인상
- 찌개 전문점도 라면사리 가격 인상... 공깃밥도 인상
- 업주 “본품 인상만으로는 비용 감당어려워”... 시민 “월급 빼곤 다 오른다”

고물가의 여파로 인해 식당 메뉴판에서 1,000원짜리 추가 메뉴들이 사라지고 있다. 중식당의 대표적인 추가옵션이었던 곱빼기는 통상적으로 1,000원 추가였지만 최근에는 꼭 그렇지도 않다. 김치찌개, 부대찌개 등을 먹을 때 없어서는 안 되는 라면사리마저 1,500원~2000원을 받는 식당이 부쩍 늘었다.


▲ 출처 : 한국일보

여기에 외식업계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는 공깃밥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업주들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모두 소비자 머릿속에 1,000원으로 각인된 ‘관습 가격’이라 저항이 만만치 않지만, 식당들은 “본메뉴 가격 인상만으로는 치솟는 재료비와 가스비 등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1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일대의 중식당 20곳을 조사한 결과 이미 절반 이상이 곱빼기 추가 비용으로 2,000원을 받고 있었고, 성북구에 위치한 중국집 30곳 중 10곳 이상이 1,500원~2,000원의 곱빼기 추가요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북구의 한 중식점주는 “식용유, 밀가루, 채소, 가스비, 전기세 등 안 오른 게 없다”며 “자장면 보통 사이즈는 면발 200g, 곱빼기는 300g이 들어가는데 추가 재료 등을 고려하면 최소 2,000원은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중식당들은 그동안 ‘공짜’였던 짬뽕 국물이나 자장 소스 역시 1,000~3,000원의 추가 요금을 받고 있다.

아직은 일부 식당에 불과하지만 공깃밥도 천원보다 더 받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주변 식당 20곳을 확인해보니 이 중 2곳(10.0%)이 공깃밥에 1,500원 가격을 매겼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일대에선 식당 18곳 중 2곳(11.1%)이 메뉴판에 같은 값을 명시했다. 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봉밥으로 변경하고 1,500원으로 인상하세요. 저항이 덜할 겁니다”, “최상급 쌀을 쓴다고 강조하세요” 등의 인상 ‘팁’도 공유되고 있다.

아예 가격은 그대로 둔 채 공기밥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줄어들다'라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말이다. 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원래 한 공기당 350g 정도를 담아줬지만 올해부터는 250g 정도로 줄였다. 원가 인상분을 반영하려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서비스 개념이었던 먹을거리 추가 비용까지 줄줄이 오르자 서민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직장인 A(38)씨는 “자장면 곱빼기를 먹으려면 1만 원을 내야 하는 세상”이라며 “앞으로 자장라면으로 대체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 B(35)씨 역시 “고물가 국면에서도 쌀값은 변동이 없는데, 공깃밥 가격을 은근슬쩍 올리는 곳을 보면 화가 난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괜한 푸념이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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