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8 전당대회에서 52.93%의 득표율로 과반 이상을 득표해 신임 당대표로 당선됐다. 이로써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치러진 첫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당 대표가 됐다.
김 대표는 2004년 한나라당으로 정치에 입문해 대변인, 원내부대표, 정책위의장, 원내대표까지 당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의원들은 물론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꼼꼼하고 철저한 업무 스타일로 호평을 받았다. 판사 시절 부터 선출직 공직 생활까지 김 대표에게는 '보따리 장수'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퇴근할 때 김 대표의 손에 항상 '분홍색 보따리'가 들려 있었기 때문인데, 이동 중 또는 자택에서 살펴 볼 서류들이었다. 김 대표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같은 서류를 3번 이상 검토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권유로 출마한 울산시장에 당선된 후에는 '길 위의 시장'으로 불렸다. 현장 중심의 시정 철학을 몸소 실천하며 전 세계를 뛰며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었다는 평가다. 당시 울산을 산업도시, 메가시티로 이끌며 전국 시도지사 업무평가에서 1위, 지역주민 지지도 74%를 기록해 주목받았다.
이는 현장을 중시하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내세운 윤석열 대통령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향후 집권여당 사령탑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개혁 정책과 민생 입법에 힘을 싣는 '길 위의 대표'로 나설 것을 선거 기간 내내 다짐했다.
업무와 자기관리에서는 완벽주의 면모가 강하지만 온화한 리더십으로 주변 사람들을 포용하는 미담도 곳곳에서 들려온다. 원내대표 시절, 정치 경험이 적은 초선·재선 의원들의 의견도 경청한다는 의미로 '김귀현'이라는 애정섞인 별칭을 붙인 의원도 있다. 여기에 의원들은 물론 당직자들의 생일이나 기념일까지 챙기는 섬세함은 당을 '원팀'으로 만들 적임자로 매우 중요한 소양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나서는 선거마다 이겨 '승리의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한다. 국회의원과 울산시장으로 출마한 자신의 선거는 물론 대선부터 구청장 선거까지 김 대표가 함께하는 선거는 모두 승리로 이어졌다. 이를 반영해 이번 당대표 선거를 지원하는 캠프의 이름도 '이기는 김기현 캠프'였다. 2021년 4월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100표 중 66표를 얻어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이후 대선까지 당 지도부로서 정권 교체,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후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맞춰 원내대표 조기 사퇴를 선언하고 일찍부터 당대표 선거를 준비했다.
그러나 전당대회 초반 지지율은 높지 않았다. 장제원 의원과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공식화하고 '친윤(윤석열) 주자'라는 이미지를 굳힌 지난해 12월 말에도 김 의원의 지지율은 나경원 전 의원·안철수 의원에 이어 10%대 초중반에 머물렀다. 김 대표가 주요 당직을 거치면서도 온건파에 속하는 인물이었던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가 저조한 지지율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향한 후보라는 명확한 정체성을 토대로 지지세를 결집, 결국 초반 열세를 딛고 당권을 거머쥐는 대역전 드라마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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