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일차의료’ 분야, 의대생 실습 지원에 새로 포함

- 기존 외상·소아심장·감염에 2개 영역 추가... 예산도 증액
- 건보공단, 2,500만 원 투입해 관련 연구 진행사업 확대 근거 마련

정부가 국민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소외받고 있는 의료 영역들에 대해 의대생들이 실습해볼 수 있도록 하는 사업에 기존 외과·소아심장·감염 등 3개 영역에서 2개 영역이 추가된다. 당초 사업 추진 당시 외상·소아십장으로 시작된 지원 사업이 지난해 감염에 이어 올해 공공의료·일차의료 2개 영역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총 5개 영역이 됐다.


▲ 치난해 보건복지부가 광고한 해당 실습 지원 모집 공고

15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보공단이 올해 진행할 예정인 의대생 대상 특수 전문분야 실습비 지원 사업에 일차의료와 공공분야를 추가한다. 건보공단은 보건복지부의 위탁으로 해당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의대생 특수·전문분야 실습비 지원은 필수의료 분야 중 인력 양성이 어려운 특수·전문분야에 관심이 있는 의대생에게 2주의 시간동안 실습을 제공하고 비용도 지원하는 사업이다. 외상·소아심장으로 시작한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 감염 분야가 추가됐다. 지난해에는 총 14개 기관에서 168명의 학생을 모집한다는 계획 하에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에 걸쳐 실습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원활한 실습 운영을 위해 실습비는 국비로 100% 지원한다.

올해에는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 공공의료와 일차의료까지 추가됐다.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 강화 명목하에 관련 예산도 지난해(7억 4,000만 원)보다 2배 늘어난 14억 8,000만 원을 배정했다. 또 건보공단에서도 2,500만 원을 투입하여 지난해 하반기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제도 확대의 근거를 확보했다. 해당 연구는 국립중앙의료원 임준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장이 맡았다.

연구진은 “의대 재학 중 전문분야 조기 심화실습 경험은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 진로 선택에 필요한 정보, 바람직한 롤모델과의 교류, 해당분야 전공 선택을 위한 준비를 지원함으로써 실습 분야에 대한 전공선택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실습생이 전공분야를 선택하는 것에 있어 효과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 의대 교육은 임상의사 양성에 초점이 맞춰저 있는 탓에 임상 실습의 90% 이상이 대학부속병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의대생들의 특수·필수의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현장에서 피부로 경험해볼 수 있는 실습 프로그램이 미흡하다는 것이 현 의료 현실이다.

연구진은 “특히 감염·공공의료·일차의료 전문분야에 대한 내용과 롤모델은 기존 의대 교육과정에서 주로 이론과 질병 중심의 강의 형태로 제공하고 있고 실습 또한 매우 제한적으로 제공되고 있다”며 “학생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성, 바람직한 전문가 롤 모델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거나 충분한 정보를 갖는 것도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새롭게 추가된 공공의료와 일차의료의 실습 방향성도 제시했다. 공공의료는 공공의료와 공중보건 분야로 나눠 각 1주씩 구성해 총 2주 동안 실습 기간으로 설정하고 국가중앙병원을 비롯해 권역책임의료기관, 지역책임의료기관, 복지부, 질병관리청, 지역보건의료기관 등이 실습기관이 될 수 있다.

일차의료 영역은 외래 진료 이외 지역사회 환자중심 일차의료에 관한 다양한 실습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대상이다. 실습기관은 2주이며 주요 실습내용은 일차의료를 비롯해 재택의료, 일차의료 기본통계, 일차의료 시범사업, 국내외 일차의료 정책 등에 대한 이론 강의 등이다. 주민과 소통 기회도 일차의료 분야에서 실습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연구진이 의대생이 생각하는 감염·공공의료·일차의료 분야에 대한 인식도 조사했다. 의대생 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의대생들은 실질적인 업무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적어 관심 자체가 저조하고, 이는 결국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기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필수의료이지만 비인기 과목인 감염내과를 전공했을 때 실질적으로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역할을 알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다는 것이다.

공공의료기관 근무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도 비슷했다. 다른 진료과 보다 노동의 대가가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퍼져 있으며 관련 정보도 부족해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현재 보건의료 현안인 의사 수 증원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의대생들은 의사 수 증원이 필수의료 의사 부족 문제 해결이 도움이 될 수 없다는 봤다. 단순 의사 수 증원이 진료과 의사 수의 밸런스를 맞출 수 없으며 필수의료 진료과 의사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원하는 진료과에 낙방해 어쩔 수 없이 필수의료 진료과를 지원하기보다는 재수, 삼수를 하더라도 원하는 진료과를 선택할 것이라는 게 의대생들의 생각이다.

이들은 필수의료 분야 의사 양성을 위해 ▼의료진이 안전한 근무환경, 수련환경 제공 ▼의대생 대상 필수의료 분야 선택 실습 기회 제공 ▼공공의대 개설을 통한 필수의료 분야 특성화 교육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일부 대학에서 운영 중인 대학병원 또는 제한된 1차 의료기관에서 임상진료 중심의 실습 교육 과정만으로는 효과적인 지역사회 일차의료 실습 기회를 제공하기에는 제한적"이라며 "세계 여러 국가는 학생 선발부터 지역 맞춤형 선발과정을 통해 지역의료 인력 양성을 꾀하고 있으며 특수목적 의과대학, 지역의료 캠퍼스, 지역의료 특례입학 3가지 형태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의대는 지역사회의학 등이라는 교과목 이름으로 의료취약지와 공공의료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지만 과목 운영에 대한 강제성이 없고 외국 보다 강의시간이 적고 현장 실습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가 지역으로 갈수록 심각하게 특성에 차이가 존재하며 중앙에서 일률적인 접근이 어렵다는 점에서 시도가 주도적으로 표준 교육 프로그램을 지역 실정에 맞게 변형하고 지역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접근과 결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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