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희의대·한의대 연구팀, 의사-한의사 인식 조사
- 의사 32%, 한의사 91% 필요하다 응답... ‘통합의료 구축시 활용’ 의사 28%, 한의사 100%
- 한의사 긍정 대답 높은 이유 “진단기기 활용 때문”
의사와 한의사의 협진에 관해 양 측의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사의 91%가 의과와 한의과 진료를 동시에 제공하는 ‘통합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답한 반면 의사는 단 32%만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의사들이 부정적인 이유로는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가 가장 높았다.
최근 경희대 의대·한의대 연구팀이 경희대병원 의사 86명과 경희대한방병원 한의사 34명을 대상으로 의과와 한의과, 보건대책의학 협진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의과와 한의과, 보완대체의학을 하나의 의료기관에서 동시에 제공할 수 있도록 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통합의료서비스 모델이라고 정의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2021년 10월 4일부터 10월 19일까지 이메일을 통해 진행됐다.
응답을 분석한 결과 의사와 한의사 간의 통합의료서비스에 대한 견해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중 32.6%만이 통합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에 한의사는 91.2%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향후 통합의료서비스가 구축될 경우 진료에 활용하겠다는 응답도 의사는 27.9%에 그친 반면 한의사는 100%가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통합의료서비스 활용에 부정적이라고 답한 의사중 88%는 통합의료서비스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 외에도 안전성에 대한 근거 부족(76%), 의료비 상승과 환자 부담 증가(68%)가 뒤를 이었다. 현재 하고 있는 치료만으로도 효과가 충분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2%였다.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추후 통합의료서비스 구축에 필요한 질환군을 묻자 64.2%가 ‘근골격계 계통과 결합조직 질환’으로 꼽았다. 이어 ‘신경계통 질환’(53.8%), ‘소화계통 질환’(52.8%), ‘임신·출산 등 산후기’ (50.8%) 순으로 필요성하다고 답했다.
응답 비율이 가장 낮게 나타난 질환군은 ‘선천기형 변형과 염색체 이상’으로 17.5%였으며, 그 외에 ‘손상, 중독 및 외인에 의한 특정 기타 결과’(18.3%)과 ‘눈과 부속기의 질환’(18.3%) 등이 있었다.
또한 의사와 한의사에게 통합의료서비스 제공 시 예상되는 장점을 묻자, 75.0%가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치료 효과 54.2%, 환자와 보호자의 컴플레인 감소를 52.5% 순으로 이어졌다. 반면 전체 치료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의사·한의사들은 12.5%에 불과했으며, 통원과 입원 일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26.7%에 그쳤다.
의사들에게 통합의료서비스 제공 시 의과 중재 영역에 포함돼야 하는 치료법을 묻자 83.7%가 수술을 꼽았다. 그 외에 ▼투약(의약품) 82.6% ▼시술 83.7% ▼주사 75.6% ▼방사선 치료 72.1% ▼마취 69.8% ▼물리치료 55.8% ▼심리 치료 55.8%였다(중복응답).
한의사들의 답변도 의사와 대체적으로 비슷했다. 다만 시술의 경우 한의사의 76.5%가 의과 중재 영역에 포함해야 한다고 답해 의사(83.7%) 보다 낮았다. 또한 물리치료와 심리치료를 의과 중재 영역에 포함해야 한다는 한의사의 비율도 의사보다 적었다.
연구팀은 “통합의료서비스 필요성에 대해 면허 종별로 차이가 컸다. 한의사의 긍정 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는 원인은 검사실 검사 등 진단기기의 사용의 필요성에 의한 결과로 사료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통합의료서비스를 진료에 활용하겠다는 의사 비율이 한의사 대비 다소 낮게 나타났다”며 “그 이유로는 효과에 대한 근거과 현재 치료 효과로도 충분하다는 답변이 꼽혔다. 통합의료서비스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확충되면 통합의료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통합의료서비스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전향적 임상연구가 수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성공적인 임상 연구 수행을 위해 의사와 한의사 직군 간 원활한 의사소통과 연구 분야에서의 협력, 보건행정적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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