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오늘(30일) 오후 열릴 예정인 국회 본회의에 간호법, 의사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이 표결을 거쳐 통과될 것이 유력했으나 이날 상정하지 않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앞서 본회의에서 직회부가 결정됐고, 언제든 부의안건으로 올려 표결을 진행할 수 있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 원내대표들은 본회의 부의안건으로 보건복지위원회가 직회부한 6개 법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29일 합의했다.

30일 통과를 우려하던 의료계는 잠깐의 한숨을 돌렸으나 긴장을 늦추기엔 이르다는 의견이 주를 이르고 있다. 같은 날 여야 원내대표가 4월 본회의 일정으로 13일(목), 27일(목)에 열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만약 국회 복지위의 6개 법안이 부의안건으로 상정될 경우 내달 13일이라도 표결에 부칠 수 있기 때문에 간호법이 잠시 미뤄진 것 뿐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국회 관계자들은 양곡관리법의 전례를 볼 때 4월에는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변수는 앞서 간호법과 동일하게 민주당의 적극 추진으로 통과된 양곡관리법의 대통령 거부권 행사 여부다. 29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양곡관리법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공식 요청하면서 의료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비슷한 상황의 양곡관리법이 어떤 방식으로 결말을 맞느냐가 간호법의 앞날의 큰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야당 관계자는 “국회를 통과한 양곡법의 대통령 거부권 행사 여부가 간호법, 의사면허취소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본회의 부의 의지는 높지만 본회의에서 부의하는 것에 방법적인 측면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오늘 본회의에서 부의안건에 의료계의 관심이 몰려있던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 등 의료안건들이 제외되면서 각 직역 단체들의 투쟁노선도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의 상정은 피한 만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존 삭발, 총파업과 같은 초강수 검토에서 보다 전략적인 접근의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의협 비대위 집행부는 다음 본회의까지 시간이 확보된 만큼 의사면허취소법 수정안 논의에도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오늘 통과를 기대해오던 간호협회는 다음 본회의까지 투쟁 로드맵을 다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공휴일·심야에 영업하는 공공심야약국에 예산을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은 본회의 부의안건으로 올라갔다. 이와 더불어 CSO신고제 도입, 미신고 CSO 및 재위탁 규제 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과 말기암 등 중대질환자의 경우 해외에서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 허용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도 함께 표결에 부친다.

또 온라인상 불법 유통 의약품에 대한 관리 강화방안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도 부의안건으로 상정, 국회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