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의 피해를 받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어머니가 재판에 나섰으나 변호사의 어처구니 없는 불성실한 태도로 재판에서 패하고 소송비용까지 물어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해당 변호사는 ‘조국흑서’의 공동저자로 유명세를 날린 권경애 변호사이다. 권 변호사는 2016년부터 고(故) 박주원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서울시 교육감과 가해학생 부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변호인을 맡았다. 1심에서 일부 승소했으나 2심에선 원고가 항소를 포기한 것으로 판단받아 패했다.

원고가 항소를 포기한 것으로 판단된 이유는 권 변호사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차례나 진행된 항소심 재판장에 불출석, 민사소송법에 따라 원고가 항소를 취하한다는 의사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에 그치치 잖고 권 변호사는 패소 사실도 무려 5개월이 지나 원고 측이 이런 내용을 전달했고 이 씨는 이에 격분해 서울시 교육청이 '1·2심에 들어간 소송비용을 물어내라'는 "서류가 출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이씨는 권 변호사가 재판 불출석에 대해 "첫 번째는 쓰러져서 못 갔고, 두 번째는 날짜를 수첩에 잘못 적어놔서 못 가 '그렇게 두 번을 못 가서 취하가 됐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제가 알아보니 두 번이 아니고 세 번이었다"고 분개했다. 그 결과 "1심에서 일부승소로 처리되고 끝났던 게 패소로 처리가 되고 나머지는 취하로 처리가 됐다"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기철씨는 소송 비용 등에 대한 권 변호사 반응과 관련해선 "(서류가) 오면 자기한테 전화하라고 했을 뿐"이라며 변호인 불출석으로 재판에 졌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권 변호사로부터 일체 "연락이 없었다"고 했다. 현재 권 변호사는 언론사와 접촉을 피하고 있으며 SNS도 비활성 조치한 상태다.

고 박주원양은 2012년부터 학교폭력을 겪다가 2015년에 세상을 등졌다. 어머니는 "학교에서는 딸에게 전학을 권유했고 경찰도 '딸이 고소를 원하지 않는다'며 고소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했다. 딸이 사망한 뒤 "경찰은 '의심이 가는 아이는 있는데 물리적인 폭력(증거)을 찾지 못해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더라"며 너무 억울하고 원통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