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오승환, 데뷔 첫 선발 등판 이유는?

삼성 라이온즈의 ‘끝판 대장’ 오승환(41)이 프로 데뷔 이후 한미일을 통틀어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언제나 팀의 승리를 지키는 마지막 투수로 나와 상대를 좌절시켜 온 오승환은 포문을 여는 위치에서 공을 뿌린다.


▲ 출처 : 삼성 라이온즈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에서 삼성의 선발 투수는 다름아닌 오승환이다. 오승환이 선발 투수로 나서는 것은 지난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 있는 일로, 그동안 KBO리그 620경기를 포함해 일본, 미국 통산 979경기에 등판해 496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경기 중반 항상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승환의 선발 등판을 두고 “오승환이 중간 계투 진에서 공을 적게 던지다보니 잃어버린 밸런스를 되찾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며 “선발에서 투구 수를 많이 가져가며 자기 페이스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에 변칙 운영을 하게 됐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올 시즌 ‘끝판 대장’ 오승환의 페이스는 매우 떨어져 있다. 마무리 투수로 시작한 올 시즌이었으나 첫 6경기에서 1승 1패 4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실점이 많아진 탓에 평균 자책점이 6.00에 이르렀다. 불론세이브도 한 차례 기록하며 승리를 날리기도 했다.

자신감을 잃었다는 판단 하에 삼성 코지진은 오승환을 비교적 점수차가 넉넉한 편한 상황에서 중간 계투로 등판시켜 부활을 유도하려 했으나 최근 1점 차 치열한 승부가 이어지면서 등판하지 못했다.

결국 정현욱 삼성 투수코치가 묘안을 제시했다. 베테랑 중 베테랑인 오승환이 길게 공을 던지면 스스로 페이스를 되찾을 수 있다고 판단해 ‘깜짝 선발’ 카드를 제안한 것이다.

정 코치는 “점수차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오승환을 투입해 긴 이닝을 소화시키는 방법도 있겠지만 패전처리와 같은 방법으로 오승환을 투입하는건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 선발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현욱 코치의 선수시절 경험도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에 크게 한 몫했다. 삼성 불펜의 마당쇠로 활약했던 정현욱 코치는 2012년 초반 4점대를 넘어서는 평균자책점으로 불안함을 노출하는 등 밸런스를 완전히 잃어버렸었다. 이에 그해 6월, 잃어버린 밸런스를 되찾기 위해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선발 투수로 등판했고 3실점을 하긴 했지만 4.2이닝을 투구하며 스스로 밸런스를 찾아갔다.

선발 등판 이후 다시 불펜으로 돌아온 정 코치는 6월 이후 3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하는 짠물 투구로 다시 한 번 삼성의 ‘믿을맨’으로 귀환했다.

정 코치는 “당시 코치님들이 안 좋으면 다른 보직에서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선발 등판을 추천해주셨다”며 “오승환도 선발 등판을 통해 페이스를 되찾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무너진 밸런스를 되찾길 바라는 건 누구보다도 오승환 본인이 스스로 바라는 일이기도 하다. 정 코치에 따르면 정 코치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선발 의향을 오승환이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때마침 5선발 자리가 비면서 대체 선발 투수가 필요해진 팀 상황까지 합쳐져 박진만 감독과 정현욱 코치가 상의 끝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

선수는 물론, 코치, 감독, 팬들까지 모두가 그의 부활을 바란다. 박진만 감독도 정현욱 감독도, 많은 삼성팬들도 “반드시 살려내야 하는 선수”로 꼽는 선수가 오승환이다. 박 감독은 “어떻게 해서든 다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오승환이 살아나야 팀의 중심이 잡히는 만큼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오승환은 3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최대 50~60개의 공을 투구할 예정이다. 정 코치는 “오승환 본인은 5회까지 막고 싶어 하지만 이닝 수와 상관 없이 투구 수만 보고 던지게 할 계획”이라며 “선수에게도 얘기했지만 안 좋으면 바로 강판할 예정이다. 하지만 몸상태에 문제만 없다면 점수를 내줘도 되는 상황의 등판하는 만큼 이닝 보장은 해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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