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실수로 깬 500만원 조각상에... 작가 “그것도 예술” 다시 붙여

- 김운성 작가 “아이 혼내지 말고 이해를 시켜달라... 작품은 꿈꾸고 생장하는, 곧 아이들”

지난 20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혜화아트센터 제1전시관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모전 ‘사람사는 세상’에 출품된 김운성 작가의 작품이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조각 나는 소동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 출처 : 페이스북

부부 조각가인 김운성·김서경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를 제작하기도 한 유명 작가이다.

김 작가의 작품을 깨트리는 사고를 친 장본인은 바로 엄마 손을 잡고 전회장을 관람하던 유치원생 남자아이였다. 센터 측의 설명으로는 아이가 고의적으로 작품을 밀거나 훼손한 것은 아니며 호기심에 만져보려다 실수로 작품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전시품을 판매하려는 목적의 전시는 아니었지만 작품가는 약 500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었다. 순식간에 일어나 사고로 아이도, 부모도, 센터도 매우 당황한 가운데 센터 측이 김 작가에게 급하게 연락을 취했다.


▲ 김 작가가 보낸 회신 ㅣ 출처 : 페이스북

여기까지는 예상이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연락을 접한 김 작가의 반응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김 작가는 센터 측에 문자메세지를 보내며 “변상이나 보상 받을 생각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작품이 파손되고, 부모님과 아이의 충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작가가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 주시고 잘 이해 시켜주시면 하는 마음”이라고 회신했다.

이어 “이 작품은 많은 이상과 꿈을 가지고 성장한다는 내용이다. 때론 견디고 헤쳐나가야 하는 씨앗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라며 “작품 파손에 대해 아이에게 이해를 시켜주시되 혼내진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게다가 김 작가는 이후에도 해당 작품을 계속 전시하기로 결정했다. 센터 관계자는 “작가님이 21일 밤을 새워서 깨진 작품을 다시 붙였고, 이것도 작품이라고 하시며 전시를 원하셔서 22일부터 전시장에 다시 가져다 놓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엄마와 아이도 다시 전시장을 찾아 김 작가를 만나서 사과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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