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부-의협간 9차 회의에 관심 집중 “필수의료 지원을 먼저 논의”
- “기피과 지원 문제가 해결 안 되면 의대 정원 확대해도 무용지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의대 정원 확대’ 문제가 엔데믹을 맞아 다시 의료계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을 통해서는 구체적인 증원 숫자까지 언급되며 이를 논의하고 협의할 것으로 보이는 의료현안협의체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제9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가진 직후 의대 증원의 필요성이라는 대전제에 대한 이야기는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의대 증원 수나 방식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를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은 “의대정원문제는 9차례의 의료현안협의체 회의에서 단 한 번도 구체적인 숫자가 언급된 적은 없다”며 “단순히 의사수만 늘린다고 필수의료로 간다는 보장이 없다. 정부는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흔쾌히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의대 정원 확대 문제는 2020년 젊은의사들의 단체운동을 촉발시킬 정도로 의료계가 민감하게 반발하고 있는 의제다. 그만큼 복지부나 의협도 구체적인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사안이기도 하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대정원의 증원 문제는 협의 자체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합의된 문구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전까지 내부적으로 자유롭게 토론하자는 것이 원칙”이라며 “최근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 의대정원 관련한 구체적인 숫자는 의정협의체 논의 안건이 유출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석한 이광래 인천시의사회장도 이와 관련해 인력 증원 이전에 ‘필수의료’에 의사들이 지원할 수 있는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최근 5세 아이 사망사건, 10대 여아 추락 사건 등 응급의료 관련 사고가 많았다”라며 “소청과 의료 인력 부족과 응급의료 시스템의 문제로 발생한 사망이다. 정부와 언론, 국민은 가장 쉬운 해결방안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당연히 떠올리겠지만 과연 늘린다고 해도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도 13년 뒤에나 배출된다. 그사이를 필수의료, 응급의료가 현재 시스템에서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의대 정원을 확대하더라도 젊은 의사들이 기피 진료과에 단순히 지원할지도 모르갰다. 정부는 당장 내년 레지던트 1년차 지원 전에 기피과에 인턴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피과 지원율 향상을 이뤄내지 못하면 의대 정원을 아무리 확대하더라도 기피과 지원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신 의료인력의 증가로 건강보험 재정 증가도 피할 수 없다는 부작용은 확실히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회장은 필수의료 지원 대책에 나선 인천시 중구의 정책을 예로 들어었다. 인천시 중구는 지난해 12월 관내 병원에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포함한 24시간 당직의료기관 지정 공모사업을 추진했다. 여기에 4개의 의료기관이 참여해 1개의 의료기관을 최종 선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인천의 사례가 하나의 좋은 선례가 되어 24시간 진료 병원이 곳곳의 지자체에 생긴다면 주민 건강권은 지켜질 것”이라며 “국가차원에서도 고려해볼 만한 방안이다. 더불어 현재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분원 설치로 6000병상이 허가되어 있는데, 이런 문제를 두고 필수의료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국회에는 의대 신설을 위한 법안이 12개가 발의돼 있다"라며 "정부, 국회, 지자체가 통합적으로 논의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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