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음주에 진실공방 펼쳐질까, 출입 시접+女접대부 여부가 관건

WBC 음주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 가운데 일부 사실에 대해 의혹이 제기돼 진실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 출처 : MHN스포츠

지난 1일 경기를 앞두고 WBC 대표팀 소속으로 대회를 치른 김광현, 이용찬, 정철원은 경기를 앞두고 각각 WBC 대회 심야 음주 사건의 보도 당사자들이 자신임을 밝히고, 이를 시인하며 사과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30일 한 매체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3월 열렸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일부 선수가 본선 1라운드가 열린 일본 도쿄에서 대회 기간 중 음주를 했다는 논란이 일자 KBO의 진상 조사가 시작된 이후 3일 만에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고 팬들에게 사죄했다.

김광현과 이용찬, 정철원은 1일 경기를 앞두고 각각 인천 SSG랜더스 필드와 창원 NC파크에서 WBC 대회기간 심야 음주 사건의 보도 당사자가 자신들임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공식 사과 기자회견에서도 선수들은 음주 사실을 인정하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사실에 대해선 부인하며 진실공방으로 이어질 여지가 남아있다. 앞서 해당 매체들은 복수의 선수들이 일본의 도쿄 아카사카 지역의 술집에서 3월 8일 호주전 전날부터 경기 당일인 9일 새벽까지, 일본전 열리기 전날인 9일 밤과 패한 후 10일에 술자리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2023년 WBC 대회에서 호주에 패하고 일본에는 민망할 정도의 수준차를 보이며 대패해 2013년, 2017년에 이은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던 탓에 야구 팬들과 대중들의 분노는 더 컸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에 대해 밝히지 않은 김광현을 제외한 이용찬과 정철원은 구체적인 보도 내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변하기도 했다. 앞서도 이미 경위서 내용을 통해 알려진 내용대로였다.

KBO는 5월 31일 김광현·이용찬·정철원이 소속된 3개 팀에 경위서를 요구했다. 3개 팀 경위서에 따르면 해당 대회 기간 김광현·이용찬·정철원은 룸살롱 등 유흥시설에 출입하지 않았고 경기가 있는 전날 밤에는 해당 스낵바에 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단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한 3월 7일과 일본전이 끝난 당일인 동시에 휴식일 전날이었던 3월 10일에는 해당 업소에 출입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했다.

결국 호주전 전날이었던 3월 8일 심야시간대와 당일 오전이었던 3월 9일 새벽과 함께 일본전 전날이었던 9일 심야시간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뜻이다. 동시에 이들은 최초 보도에서 룸살롱이라고 보도가 나온 것과 달리 ‘스낵바’ 형식의 술집에서 일종의 반주를 했다며 접대부 등의 직업여성이 동석하지 않았다고 적극 해명했다.

1일 기자회견에서 김광현은 “WBC 대회 기간에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사과의 말씀을 전달드리고자 미디어 여러분들, 팬분들 앞에 서게 됐다”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가대표 대회 기간에 생각 없이 행동했다는 점에 대해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분들, 미디어 및 야구 선후배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 드리고 싶다”며 고개 숙였다.

또 김광현은 “팀의 베테랑으로서 생각이 많이 짧았고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한 점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면서 “계속해서 KBO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겠으며, 이번을 계기로 깊이 반성하여 다시는 야구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거듭 사죄의 뜻을 전했다.

김광현은 경위서를 통해 3월 7일과 10일 이틀간 술자리를 가졌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동시에 보도가 나왔던 호주전 전날인 8일과 9일 오전에는 술자리를 하지 않았다고 구단과 KBO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시에 이용찬·정철원 역시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며 사죄의 뜻을 밝히면서도 술을 마셨던 장소가 룸살롱이 아닌 스낵바였고, 지인 혹은 고교 선배인 김광현과 식사 등을 위해 일회성으로 3월 10일 방문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또, 이용찬은 보도 내용과 달리 10일 일본전을 마친 이후 지인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용찬은 “이번 대회 기간 중 휴식일 날(10일) 지인과 함께 도쿄 소재 한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고, 인근 주점으로 이동해 2시간 가량 머무른 후 곧바로 숙소로 귀가했다”면서 “이유를 불문하고 국제대회 기간 중 음주를 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KBO에 제출한 경위서에 나온 술집”이라며 여성 접대부 합석 등에 대해선 “아예 없었다. 저는 지인과 가서 간단히 2시간 정도 술자리를 갖고 귀가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동석했던 인물이 야구인이 아닌 일반 지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용찬은 음주 날짜에 대해서도 일본전(10일)이 종료된 이후 시점이라고 해명했다. 이용찬은 “일본전이 끝나고 휴식일 전날인 10일에만 출입했다”고 밝혔다. 보도 내용에서 지목된 일본전 하루 전날인 3월 9일에서 10일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점이 아니라 하루 후인 일본전 이후 술을 마셨다는 게 이용찬의 설명이다.

정철원도 술을 마신 시점이 3월 10일 일본전을 마친 후 자정을 넘은 3월 11일 심야 시간이라고 해명했다. 동시에 식사를 위해 이동했고, 여성 접대부 등은 동석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보도된 김광현과 함께 호주전 전날인 8일 오후부터 9일 오전까지 여성들과 음주를 했다는 내용을 반박한 셈이다.

정철원은 입장문을 통해 “WBC 대회 중인 3월 10일 일본전이 끝나고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대표팀의 좋지 않은 성적에 많은 분들이 실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 말았다”면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솔한 행동이었고, 내 자신이 부끄럽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자세한 사건의 경위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정철원은 “대회 기간 중 술자리를 가진 것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10일 일본전을 마친 후 자정넘어서 광현이형과 술자리를 가졌다”면서 “그 날 말고 다른 날에는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전혀 없다. 이후 2시 30분 경에 자리를 떴다”고 구체적인 시간까지 언급했다.

또한 정철원은 스낵바에서 당일 먹었던 음식메뉴를 상세하게 밝히며 ‘식사를 하기 위해 들렀다 술도 함께 했다’고 항변했다. 보도와 달리 ‘룸살롱’ 형태의 술집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정철원은 “저는 그 자리가 식사하는 자리였다. 밥도 먹을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는 그런 자리였다. 김밥과 수제비, 떡볶이를 먹었다”면서 “음식만 먹었어야 하는데 대회기간 술을 마신 것은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했다. 동시에 정철원은 여성 접대부 등이 동석했다는 보도에 대해 “결코 여자가 근처에도 없었다. 있었던 분들은 서빙하시는 분들이고, 가게 사장님들 뿐”이라고 단언했다.

3명의 선수들은 공통적으로 WBC 대회 기간 음주에 대해 깊이 뉘우치며 향후 KBO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결과 및 후속 조치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만약 선수들이 경위서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음주시점과 여성 접대부 등의 동석 여부와 음주 장소의 성격 등이 해명과 다르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언론들의 추가 보도 및 여론의 질타도 뒤따를 수 있는 사안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서인지 KBO 역시 현장 실사 및 조사 등의 과정을 거쳐서라도 진상을 명백하게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초 보도 매체를 비롯한 복수의 미디어가 후속 보도를 계획하고 있는 등 진실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미 대중들은 큰 실망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 해명마저 사실이 아닐 경우 닥칠 파장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다. 결국 핵심적인 시기와 접대부의 존재 및 장소의 성격 등의 구체적인 진실이 가려지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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