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열리고 있는 U-20 월드컵에 참가하고 있는 김은중호가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를 상대로 마지막 순간까지 팽팽하게 맞서며 분전했으나 종료직전 결승골을 허용하며 석패했다. 그러나 팔, 팔꿈치 등을 사용하며 거칠게 파울 작전을 펼친 이탈리아를 끝까지 괴롭히며 ‘빗장 수비’를 떨게한 에이스 배준호(대전)의 활약은 고무적이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끌고 있는 U-20 한국 축구대표팀은 9일 오전 6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FIFA U-20 월드컵 준결승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1-2로 석패했다. 김은중호는 전반 초반 선제골을 내줬음에도 곧바로 이승원의 동점골이 터지며 경기를 미궁속으로 끌고갔으나 결국 후반 41분 결승골을 허용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탈리아는 경기 초반부터 한국을 강하게 몰아붙이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4분 왼쪽 측면을 허문 이탈리아의 크로스가 체세레 카세데이 앞으로 흘렀고 이를 놓치지 않으며 1-0으로 이탈리아가 앞서갔다.

그러나 한국도 전반 19분 배준호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수 마티아 차노티에게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트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주장 이승원이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후 이탈리아는 시종일관 유니폼을 붙잡고 늘어지거나 손과 팔꿈치 등으로 얼굴을 가격하는 등 거친 플레이를 통해 우리 선수들의 흐름을 끊었다. 수비수 최석현(단국대)은 전반 36분 프란체스코 에스포시토에게 얼굴을 맞았고, 공격수 이영준(김천상무)도 가브리엘레 구아리노에게 타격을 당했다. 자노티에게 발을 밟혔던 배준호는 전반 끝나기 전 재차 유니폼이 찢길 듯 잡아당겨지기도 했다.

이에 이탈리아는 전반전에만 15개의 파울을 범했고, 옐로카드도 2차례 받았다. 뻔히 보이는 반칙을 하면서도 심판 판정에 계속 억울함을 호소했다. 전반 쥐세페 암브로시노는 불필요한 신경전을 펼치더니 카드를 받기까지 했다. 후반이라고 다를 게 없었다. 이탈리아는 90분 동안 26개의 파울로 한국의 신경을 건드리려고 했다. 12번의 반칙을 한 한국과 크게 비교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나온 장면들에 비해 주심은 휘슬을 자주 불지 않았다.

팽팽한 경기 흐름 속 결국 후반 41분 결정적인 위치해서 프리킥을 허용했고, 시모네 파푼티가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했다. 이후 리드를 잡은 이탈리아는 거친 파울과 시간을 지연하는 행위를 계속했다. 주심은 또 휘슬을 입에 물지 않았다. 심한 경우에만 파울을 선언할 뿐이었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패배로 끝났다. 1점 차 석패였다.

한편, 한국의 에이스로 평가받는 배준호는 이날 경기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이탈리아의 간담을 수차례 서늘하게 만들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이날 배준호는 드리블 성공 3회·지상 볼 경합 승리 11회·키 패스 2회를 기록하며 빛났다. 특히 파울을 8번이나 당했다. 그만큼 이탈리아 수비진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의미다. 전반전 PK를 헌납한 차노티는 배준호를 저지하기 위해 유니폼을 찢어지도록 잡아당기다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후 교체되기도 했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할 뻔한 장면도 만들었다. 후반전 간접 프리킥 상황에서 배준호가 빠른 전개로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았다. 그는 멋진 드리블로 이탈리아의 오른쪽 수비를 완벽히 허물었다. 이어 패스는 박스 안으로 향했고, 이영준이 좋은 위치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벗어났다.

경기 직후 눈치아타 이탈리아 감독 또한 "10번(배준호)은 굉장히 훌륭한 선수였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결국 김은중호의 도전은 4강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역대 최약체’라는 저평가 속에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김은중호는 '원팀'으로 4강 신화를 완성했다. 김은중호는 오는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이스라엘과의 3-4위전으로 대회 일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