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인 울산 현대 소속의 주장단 선수들과 팀 매니저가 SNS상에서 피부색을 가지고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주고 받고, 리그에서 뛰었었던 태국 선수의 실명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울산 현대의 수비수 이명재의 개인 인스타그램 게시글의 댓글에서 발생했다. 울산은 지난 10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제주유나이티드와 2023 K리그1 홈경기를 치러 5-1로 크게 승리하였는데, 관련 게시글을 이명재가 업로드하고, 같은 팀 동료인 정승현, 박용우, 이규성 등이 댓글로 이명재를 칭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규성이 먼저 이명재를 두고 “동남아시아쿼터 든든하다”고 칭찬했고 이명재는 “그건 아니지”라고 답글을 달았다. 비교적 까만 피부를 가진 이명재를 두고 ‘동남아시아인’에 비유하며 놀리 듯 칭찬한 것이다.

인종차별적인 발언은 그 뒤로도 이어졌다. 같은 팀 동료 박용우는 이명재에게 “사살락 폼 미쳤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사살락은 2021년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국가대표팀 출신의 사살락 하이쁘라콘을 의미한다. 이에 울산 팀 매니저도 가세해 “사살락 슈퍼태클”이라는 댓글을 남기며 이에 동조했다. 이날 게시글에 댓글을 남긴 정승현(주장),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이상 부주장) 등은 울산 현대의 주장단을 역임하고 있다. 더군다나 박용우와 정승현은 이번 국가대표팀 명단에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이 나눈 대화는 밤사이 축구 팬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이에 이명재는 해당 게시글을 삭제한 상태이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진상조사를 하고 있고, 사과 등을 위해 사살락 선수와 연락을 취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 선수들의 이러한 행동은 징계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을 보면 인종차별적 언행을 한 선수는 1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와 1000만 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도 “징계 여부 검토 등을 위해 해당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울산 현대 프로 축구단은 지난해 K리그 우승팀으로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대거 소속되어 있고, 올 시즌에도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