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교통사고로 참변... 응급수술 위해 병원 10분 거리 거주하며 수술 도맡아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주석중 교수가 지난 16일 갑작스럽게 발생한 교통사고를 피하지 못하고 별세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응급수술과 수술할 의사가 부족한 현 필수의료 상황에 병원 10분 거리에 거주하며 모범을 보여온 그였기에 의료계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측과 의료계에 따르면 주 교수는 16일 병원 인근 도로에서 덤프트럭에 치이는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했다.
지난 1988년 연세의대를 졸업한 후 흉부외과 전공의를 수료한 고(故) 주석중 교수는 1998년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전임의로 근무를 시작해심장병원 대동맥질환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주 교수는 대동맥 수술을 위해 병원에서 10분 거리에 살면서 언제라도 응급환자가 이송되면 수술을 하기 위해 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송파경찰서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6일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주 교수가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 경찰은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분석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한 뒤 트럭 운전자의 입건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당시 횡단보도 신호는 빨간불로 운전자가 신호를 위반한 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흉부외과계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큰 충격에 빠졌다. 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 송석원 교수는 자신의 SNS을 통해 주 교수의 사망 비보를 전하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슬픔으로 가슴이 찢어진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많은 기도 부탁드린다”고 남겼다.
대한의사협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대한정맥통증학회 노환규 회장 역시 자신의 SNS에 “갑작스로운 사고로 타계한 서울아산병원 주석중 교수는 학교로는 2년 후배, 의국으로는 1년 후배”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개인적인 아쉬움과 슬픔을 차치하고, 이런 인재는 대체 불가능이다”라며 “탁월하고 훌륭하다는 표현만으론 부족한 인재의 부재로 누군가는 살아날 수 있는 소생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그에게 생명을 빚진 수많은 환자들도 애도를 표했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아버지가 2005년쯤 대동맥류 심장질환으로 쓰러지셨다. 약 15년간 주석중 교수님께 수술 및 진료를 받아왔다”며 “주석중 교수님은 크리스마스 날, 연말연시, 명절 새벽에도 ‘그냥 병원에서 숙식하며 사시는 분인가’라고 느껴질 정도로 환자에게 열정적이셨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회진 시간이 아닌 새벽 시간이나 아무 때나 두문불출하시면서 환자를 돌보셨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얼굴 보기 힘든 대학병원 교수가 이렇게 병실에 불쑥불쑥 찾아오는 것을 저는 처음 봤다”고 주 교수를 회상했다.
주 교수는 지난 18일부터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되어 20일 발인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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