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4년도 의원, 약국 유형의 요양급여비(수가) 인상률을 최종 확정하면서 의료 행위별로 나눠 수가 인상률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적용하자 의료계에서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9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의원·약국 환산지수 결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특히 수가인상률을 협상 결렬 당시 건보공단의 최종 제시안이었던 1.6%(의원 기준)으로 확정하면서 그 재정 범위 안에서 행위별로 인상률을 차등해서 인상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수가 인상률이 결정되면 모든 의료 행위에 대해서 똑같이 적용돼 왔다.

당초 복지부는 원가보전율이 100%가 넘는 검체·기능·영상 검사 분야의 수가는 동결하고, 이에 따라 절감되는 재정을 소아 필수의료 확충과 진찰료 등 기본 진료료를 조정하는 것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이는 건강보험공단의 재정운영위원회가 지난 1일 수가협상 마무리 이후 결의해 권고한 사항이다.

재정운영위는 내년 5월 진행되는 2025년도 수가 계약 시 환산지수 인상분 중 일부 재정은 소아진료 등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수술, 처치 등 원가 보상이 낮은 유형 상대가치점수와 진찰료 등 기본진료료 조정에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해당 내용을 건정심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공급자 단체가 크게 반발하면서 검체·기능·영상 검사 분야를 명확하게 명시하지는 않고 의원급 1.6% 인상 재정 범위 내에서 행위별로 별도로 정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그 과정에서 의원급 필수의료 확충과 진찰료 등 기본 진료로 조정에 재정이 투입될 예정이며, 관련 방안을 건정심에 보고 하기로 했다.

복지부의 이런 행보에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비판하고 나섰다. 소청과의사회는 “의원급 수가 인상이 1.6%로 확정됐다. 이것도 모라자 역대 최저 인상폭 내 기준 수가들을 빼내 필수의료 확충과 기본 진료비 조정에 투입한가는 조삼모사식 기만 결정을 한 건정심에 분노하며 이를 전면 거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으로 지금까지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소아·필수의료 분야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모두 보여주기 위한 대국민 기만극이었음을 증명됐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계를 과별, 직역별로 분열시키려는 이간계를 작당하고 추가 재정 투입도 없이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식의 필수의료 살리기 정책을 내세워 의대 정원 확충에 야합한 의협과 복지부를 강하게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건정심의 결정대로 타 전문과의 수가를 빼앗아 이익을 취하고픈 생각은 전혀 없다. 이 부당한 조치에 대해 즉각 철회를 요구한다”며 “이런 무책임하고 무지성적인 제안을 한 건정심을 해체하고 복지부와 의협은 이 사태에 대해 분명한 해명을 전체 의사들과 국민들 앞에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