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는 도중 갑작스럽게 북한으로 향한 미국인이 주한미군 소속 현역 병사로 최근 폭행 혐의로 한국에서 체포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즈(NYT),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공동경비구역을 견학하던 도중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미국인의 이름은 트래비스 킹이며 이등병 계급의 20대 초반 주한미군이다.
익명을 요청한 미군 관계자는 해당 병사가 최근 폭행혐의로 체포된 적 있고, 한국의 감옥에서 풀려났다고 전했다. 이후 이 병사는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텍사스주 포트블리스로 이송될 예정이었다. 실제로 그는 미국으로 이동하기 위해 호송됐으나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 대신 JSA 견학에 참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왜 비행기에 타지 않고 JSA에 간 것인지 구체적인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투어 그룹에 속해 있었다는 한 목격자에 따르면 “판문점 사이에 건물들을 견학하는 도중에 해당 남성이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갑자기 뛰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투어 가이드들이 급하게 그를 붙잡기 위해 추격했으나 잡지 못했고, 북한 병사들이 이 남성을 곧바로 체포해 구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남성이 미국행 비행기를 왜 탑승하지 않았고, 자의로 월북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고, 미국 정부가 그의 행방과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북한 당국과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NYT는 이번 월북은 지난 2018년 미국 국적의 브루스 바이런 로렌스가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 억류된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월북 사례라고 전했다.
AP통신은 1965년 주한미군으로 비무장지대(DMZ)에서 근무 중 월북해 39년간 북한에서 생활한 찰스 젠킨스 등 과거 사례를 조명하기도 했다. 미국은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이후 북한을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앞서 유엔군사령부는 “북한이 이 사람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직후 군 안팎에서는 월북한 미국인이 주한미군이며 군사분계선을 넘어 갑자기 달려갔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유엔사는 일절 진위를 확인하지 않았다. JSA 경비대대는 유엔사의 통제를 받으며, 상황 발생 시에도 한국군이 아닌 유엔사에 보고하게 돼 있다. 사건 발생 직후 유엔사는 관할하던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유엔사는 평소 일주일에 4회(화·수·금·토), 한 번에 40명씩 한국인과 미국인 등을 대상으로 JSA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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