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 ‘1cm 눈와도 남탓’ 행정, 무능한 대응력 도마 위로

- 지난해 12월 1cm 눈 무시했다가 ‘교통 대란’... “기상청 예보 부족” 남 탓
- 이번에도 금강홍수통제소 탓 했다가 여론 뭇매... 경찰조사도 받을 듯

지난 15일 내린 비로 청주시에 위치한 오송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수많은 사상자가 생기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청주시가 12차례의 미호강 인근 범람 위기에도 충북도에 보고하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이 드러나며 여론에 뭇매를 맞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12월 1cm의 적설량에도 제때 대응하지 못해 교통대란이 발생한 점을 지적하며 청주시의 일관된 무능한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고 비판하고 있다.

18일 충북도·청주시에 따르면 청주시는 참사 발생 당일인 지난 15일 새벽 2시 15분경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단계를 폭우가 내림에 따라 최고 단계인 3단계로 격상시켰다.

이날 새벽부터 참사 직전까지 미호강의 수위가 계속해서 높아져 범람 징후가 청주시 흥덕구 및 오송읍 관계자들을 통해 12차례나 포착됐다. 미호강 범람 위기가 닥쳐오자 청주 흥덕구청과 오송읍사무소는 이날 새벽 4시17분부터 참사 발생 5분 전인 오전 8시35분까지 관할 도로를 둘러보고 미호강 인근 주민들을 대피시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오송읍과 흥덕구청 건설과는 미호강의 범람위기를 청주시에 3차례 보고했다. 그러나 청주시는 이같은 보고는 물론 금강홍수통제소·소방당국의 홍수 경보 등을 통보받고도 관할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하차도 통제에 나서지 않았고, 충북도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이같은 사실을 접한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겨울에 무능한 재난 대응으로 질타를 받았던 청주시가 또 다시 무능함으로 이번 참사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청주시는 지난해 12월 12~20일 충북도로부터 안전 감찰을 받았다. 앞서 같은 달 6일 1cm 안팎의 눈이 내렸는데 눈 예보를 청주시가 무시하고 제설 작업이 늦어지면서 교통 대란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충북도는 사전에 청주시에 공문과 유선 모두 발송해 ‘첫 눈에 완벽히 대비할 것’을 당부했으나 시는 어떤 대응도 준비하지 않았다.

특히 이 사실이 알려지며 청주시가 질타를 받자 이를 해명하며 “기상청이 예보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며 기상청의 잘못이라고 탓했다. 이런 청주시의 ‘남탓 행정’은 이번 참사에서도 이어졌다. 청주시는 참사 초기에 “금강홍수통제소가 범람 위기를 통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이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며 후에 번복했다.

이범석 청주시장의 대응 역시 날선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이 사장은 교통대란 발생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7일 곧바로 사과했으나 이번 참사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다.

또, 충북도 역시도 이번 참사에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충북도가 참사 당시 물이 삽시간에 들이찬 탓에 대응이 불가능했다는 당초 발표와 달리 지하차도는 참사 13분 전인 8시 27분부터 빗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3차례에 걸쳐 범람 위기와 조치를 요구하는 행복도시건설청의 전화도 무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번 참사의 책임을 물어 청주시를 비롯해 행독도시건설청·충북도를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 위반 혐의로 처벌해 달라고 19일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청주시는 8개월 전에 이어 또다시 재난 상황에서 무책임한 대응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 인근 미호강에서 유입된 물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잠겨 14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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