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이필수 집행부 탄핵 임총, 불참 여론 급물살 타며 ‘미궁’

- 23일 대한의사협외 임시대의원총회서 집행부 탄핵 표결 실시될 듯
- 정족수 미달될 가능성 증폭... 불신임 표결 조건인 162명 출석 당일 되어봐야 알 듯

오는 23일 열릴 예정인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이필수 회장 등 집행부에 대한 탄핵 표결이 진행될 것이 유력한 가운데 정족수가 미달되어 투표 조건 자체가 성립되지 않고 파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임총을 앞두고 대의원들 사이에서 ‘최소한 집행부가 탄핵되는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갑작스럽게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대한의학회 등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는 최악의 경우 임총 자체를 불참하는 등 대책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의원회 임원급에서도 집행부의 탄핵은 오히려 얼마 남지 않은 회무에 혼란만을 초래해 역효과만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적대의원 과반 출석인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와 달리 집행부 불신임을 위해선 3분의 2이상의 출석이 필요하다. 현재로선 불신임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표결 조건인 162명의 출석 자체가 가능할지 조차도 당일날이 되어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높을 정도로 미궁속에 빠진 상황이다.

만약 이번 임총에서 3분의 2이상의 출석이 이뤄져 표결이 시작된다면 출석대의원 과반수만 찬성하면 되는 탄핵안 특성상 부회장 2인에 대한 탄핵 방어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의협 중앙대의원은 “회장과 부회장 탄핵 여부와 별개로 표결이 진행되는 것 자체가 대외적으로 의협의 분열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것 자체만으로도 대외협상력을 약회시킬 수 있다. 과반수 참석과 과반수 동의가 필요한 비상대책위원회는 별개로 두더라도 불신임 표결은 막아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부 대의원 사이에서는 집행부 탄핵이라는 파국이 정부가 원하고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자조 섞인 조언도 나오고 있다. 의료계가 알아서 내부적으로 분열해 탄핵국면으로 들어설 경우 이후 의료현안협의체 등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 것에 정부 입장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의도적으로 복지부가 의료현안협의체에서의 약속을 깨고 ‘의대 정원에 합의했다’는 내용을 언론에 흘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내부 불만이 많은 것과 별개로 탄핵은 지나친 것이 아닌가 싶다. 탄핵을 통해 당장 의료계가 얻는 실익이 없다”며 “현재 비대위의 구성은 가능성이 있어보이는데, 비대위만으로도 실질적인 현 집행부 대내외 협상권한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은 “회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은 이해가 된다. 임총 동의서가 이렇게 빨리 모였다는 것도 놀라운 점”이라며 “다만 불만과 탄핵은 다른 문제로 봐야 한다. 탄핵을 한다고 해서 집행부를 다시 구성할 수 없고 득실을 잘 따져야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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