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신고’ 주호민을 향한 현직 특수교사의 분노글 화제... ”사람 갈구는 일진놀이“
- 주호민, 자신의 아들 담당 특수교사 신고해 논란
- 경기도교육청 배재희 특수교사, 장문 글 통해 맹비판... “설리번 선생님보다 고상한 인격자인가”
웹툰 작가이자 인기 인플루언서로 활동중인 주호민 시가 자신의 초등학생 아들을 담당한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라고 경찰에 신고해 논란이 발생한 가운데 현직 특수교사가 주 씨를 향해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30일 경기도교육청 소속의 배재희 특수교사가 자신의 SNS에 남긴 ‘주호민과 나’라는 글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배 교사는 이 글에서 “싫은소리, 입바른 소리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지? 그러지 않고서야 이 지경까지 갈 수 는 없는 것”이라며 “당신네 부부, 가슴에 손을 얹고 그 ‘설리번’ 선생님보다 더 고상한 인격자라고 자신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헬렌 켈러의 스승인 설리번 메이시는 교육계에서 진정한 교육자의 표본으로 평가받는다. 배 교사는 신고를 당한 교사가 동료들과 다른 학부모들 사이에서 ‘설리번’을 연상케 할 정도로 존경받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배 교사는 자신도 장애 가족의 일원임을 밝히며 “아무리 생각해도 금도를 넘었다”며 “버스에서 대번을 본 지적 장애 제자, 그 아이가 놀림을 받을까 손으로 얼른 주워 담는 모습을 상상이나 해봤느냐, 자폐 장애 제자가 몰래 자위해 사정한 것을 어디 여학생이라도 볼까 얼른 휴지로 닦고 숨겨줘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난 그런 것이 단 한 번이라도 역겹다고, 더럽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 같은 볼품없는 특수교사도 그정도 소명은 영혼에 음각하고 산다”고 토로했다.
배 교사는 “(해당 특수교사에게) 오늘이라도 사과하라”며 “나도 교사로 살아가며 말도 안 되는 분에 넘치는 축복과 칭잔을 받아봤지만 ‘설리번’이라는 말을 들어보지는 못했다. 당신(주 씨)은 건드리면 안 되는 것을 건드렸다. 바로 인간의 ‘자존’”이라고 강조했다.
배 교사는 특수교사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도 언급했다. 배 교사는 “어차피 스트레스이며 체력이며 이제 한계에 달한다. 당신이 구상한 대로 ‘설리번’ 선생님을 끝끝내 파멸시키면 나도 사표를 쓰겠다”며 “소송 공포에 시달리느니 스스로 분필을 꺾겠다”고 분노했다.
이어 “빨리 사과해라. 당신이 지금 벌이는 짓이 사람 갈구는 일진놀이지 어디 정상적인 민원이냐”며 “지금 소송까지 갈 일인가, 이런식으로 한 사람을 파멸시켜서 당신네 부부가 얻는 것이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최근 지난해 9월 주 씨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을 가르치던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주 씨의 아들이 통합학급 수업을 위해 교실수업을 듣다 여학생의 앞에서 신체 일부를 노출하고 음란행위를 해 특수학급으로 급히 분리됐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특수교사가 주 씨의 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을 주 씨 부부가 확인하면서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주 씨의 부부는 등교 시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함께 보냈는데, 이 것을 확인해 이런 발언을 청취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교사는 현재 교육청으로부터 직위해제를 받고 지난해 12월부터는 재판을 받고 있다.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그가 교단에 복귀할 수 있도록 재판부에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해당 논란이 거세지며 비판을 받던 주 씨는 지난 26일 의견문을 통해 해당 교사에 대해 “단순 훈육이라고 보기에는 힘든 상황이었다”며 “명백히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경찰 및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해명했다.
한편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권 회복 촉구' 집회에서는 전남의 한 특수학교에서 9년째 일하고 있는 교사가 "맞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며 특수교사들이 처한 실태를 증언했다.
이 교사는 "장애 학생이 수업을 듣기 싫다는 이유로 선생님을 마구잡이로 때렸지만, 선생님은 학생을 진정시키기만 했다. 학생에게 함부로 손을 댈 수 없어 다가서서 적극적으로 돕지 못했다"며 "설리번 선생님이 요즘 시대 대한민국에 있었다면, 아동학대로 검찰에 넘어가 헬렌 켈러라는 위인은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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