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웹툰 작가 주호민(41)씨가 자신의 자폐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경찰에 신고한 것이 알려진 가운데 주 작가가 해당 사실을 파악한 과정에서 몰래 아들과 교사의 대화를 녹음한 행위도 법적으로 처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주목 받고 있다. 해당 교사는 지난해 주씨의 신고로 직위해제 됐다가 어제인 1일자로 복직했다.
앞서 주 작가는 지난해 9월 경기도 용인시 한 초등학교의 특수교사 A씨를 자신의 아들을 학대했다고 고소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당시 주 작가는 아들 가방에 몰래 넣은 녹음기를 통해 이 사실을 파악했다며 해당 녹음기를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분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 이에 따라 알게 된 통신 또는 대화 내용을 공개한 자에 대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화의 제3자인 주 작가가 대화의 주체인 아들과 교사의 대화 내용을 동의 없이 녹취한 것은 법률상 위반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판단이다. 다만 공익성과 불가피성을 인정 받으면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학교폭력이나 아동학대 사건에서의 부모의 녹음 행위의 공익성과 증거능력이 입증되면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2020년에는 아동학대 사건에서 학부모가 교사의 발언을 몰래 녹음했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적 있다. 당시 재판부는 “학대 행위를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어 부모가 이를 확인해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녹음한 것은 녹음자(부모)와 대화자를 동일시 할 정도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교사의 학대를 이전에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통비법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거나 이 교사가 역으로 고소할 수 있다.
한편 주 작가로부터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직위 해제된 특수교사는 이날 복직한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지난달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 웹툰 작가의 발달장애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아동학대 신고를 받아 직위해제된 경기도 한 초등학교 특수교육 선생님을 내일자로 복직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직위해제된 교사에 대한 복직명령은 교육감 고유 권한이다.
임 교육감은 이어 "진상 규명 단계에서 검찰청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는 이유만으로 직위해제가 되면 사명감을 갖고 특수교육에 임하는 선생님들에게는 큰 상처가, 다른 특수 아동·학부모분들은 큰 피해를 볼 것"이라며 "교사도 전문직이지만 특수아동 교사는 그 중에서도 더 깊은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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