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속도 느린 카눈, 우리나라 통과까지 15시간 걸려... 루사와 비슷

- 오전 9시 경남 남해안 상륙... 서울에도 태풍주의보 발령

1951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한반도 내륙을 통과할 전망인 제6호 태풍 ‘카눈’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통과하기까지 15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 오전 10시 기준 태풍 위치(울산 부근)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이날 오전 7시 통영 남쪽 70km 해상에서 시속 22km로 북상하고 있다.

카눈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70hPa과 35㎧(시속 126㎞)로 강도 등급은 아직 ‘강’을 유지하고 있다. 카눈 중심기압은 1시간 전 추산(975hPa)보다 다소 높아졌다. 태풍 중심기압이 높아지면 세력이 약해졌다는 의미이다.

카눈은 오전 9시를 전후로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오전 9시 통영 북북서쪽 10㎞ 지점에 이를 전망이다. 이때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75hPa과 32㎧(시속 115㎞)로 강도는 지금보다 한 단계 낮은 ‘중’ 등급이겠다. 서울에는 오전 9시를 기해 태풍주의보가 발효된다.

상륙 후 카눈은 정오 대구 서남서쪽 50㎞ 지점, 오후 6시 청주 북북동쪽 20㎞ 지점,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40㎞ 지점을 지나 자정께는 서울 북북동쪽 40㎞ 지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후 휴전선을 넘어 11일 오전 3시엔 평양 남동쪽 120㎞ 지점까지 북상하겠다.

카눈은 우리나라를 완전히 종단하기까지 총 15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카눈의 이동속도는 상륙 지점에서 34km를 보이겠으나 점차 북상하며 속도가 줄어 경기 북부에 이르러서는 시속 20km까지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가 상륙 당시 60km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느린 속도이다.

문제는 느린 태풍은 그만큼 강수량이 더 많아 피해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상륙 후 느린 이동속도로 수백명의 사망·실종자를 기록했던 2002년 태풍 루사는 피해규모로 역대 태풍 5위 안쪽에 들만큼 큰 피해를 입혔다.

카눈의 북상이 이어지면서 전국에 태풍 특보가 내려졌다. 현재 강원남부동해안과 경상해안에는 시간당 20~50mm의 많은 비가 내리고 있고,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는 순간 최대풍속 25㎧의 강풍이 불고 있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제주 한라산에는 최대 280㎜(남벽) 비가 내렸다. 지리산(경남 산청군 시천면)엔 186.5㎜, 경남 거제와 양산엔 231.1㎜와 177.8㎜, 남해와 통영엔 159.5㎜와 151.3㎜, 부산(금정구)엔 182.0㎜, 울산(울주군 삼동면)엔 180.0㎜ 비가 쏟아졌다.

강원영동에도 많은 비가 내렸는데 전날부터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강릉 116.9㎜, 속초 86.0㎜, 양양 71.0㎜ 등이다. 대구(서구)에는 110.5㎜, 대전에는 91.2㎜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최대순간풍속 기록을 살펴보면 오전 7시41분쯤 부산 가덕도에는 최대순간풍속 34.9㎧에 달하는 강풍이 불었다. 경남 통영 매물도는 최대순간풍속이 34.2㎧, 전남 여수 간여암은 29.2㎧에 달했다.

카눈의 영향으로 10일 전국에 폭풍우가 내리겠다. 제주와 남부지방은 밤부터 비가 그치기 시작하겠지만 충청은 11일 새벽까지, 수도권과 강원은 11일 오후까지 강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경기북서부는 12일 새벽까지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앞으로 더 내릴 비의 양은 강원영동 150~300㎜(많은 곳 500㎜ 이상), 강원영서·수도권·서해5도·충청·전북·영남 100~200㎜(경상해안과 경상서부내륙 많은 곳 300㎜ 이상), 울릉도·독도 30~80㎜, 제주 5~40㎜로 예상된다.

‘극한호우’가 예상되는 곳도 있다. 강원영동과 경상해안, 경상서부내륙은 시간당 강수량이 많게는 60~80㎜, 전반적으로는 시간당 40~6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강원영동에는 시간당 100㎜ 이상 비가 쏟아질 때도 있을 수 있겠다. 전라동부에도 시간당 40~60㎜ 강수가 예상된다. 나머지 지역에서도 시간당 강수량이 30㎜ 내외로 많을 때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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