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서울에서 여성을 흉기로 공격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검거된 30대 용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강간 목적’임을 시인했으나 구체적인 범행 상황이나 방법 등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며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17일 오전 11시 40분쯤 관악구 신림동 공원 둘레길에서 여성을 폭행하고 강간한 혐의로 30살 남성 최씨는 현행범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검거 당시 최씨는 “강간하려고 접근했고, 여성을 밀어 넘어뜨렸다”고 진술했으나 추후에 “나뭇가지가 떨어져 여성이 스스로 넘어졌다”고 번복했다.

경찰은 애초부터 강간을 목적으로 한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변 CCTV 분석 결과 최씨는 범행 2시간 전인 오전 9시 55분 금천구 독산동의 자택에서 나와 범행 장소인 신림동 공원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경찰은 최씨가 오전 11시 1분쯤 공원 둘레길 입구에 도착한 것으로 보아 범행 전까지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등 범행 준비를 사전에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구체적인 동선과 정확한 범행 시각 등을 역추적 하고 있다.

또,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재질의 너클 2점을 발견했는데, 최씨가 미리 범행 도구를 준비해 이를 낀 채로 주먹으로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씨는 체포된 직후 경찰로부터 음주 측정과 마약 간이시약 검사도 시행했으나 당시 술을 마셨거나 마약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성범죄 등으로 인한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도 아니었다. 과거 군무 이탈 혐의로 기소유예를 받은 이력은 확인됐으나 이 외의 전과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씨의 의료기록과 인터넷 검색 기록 등을 확보해 정신질환이 있는지 등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더군다나 최씨와 피해 여성은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머리 등을 다친 피해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8일 최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