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바리깡 데이트 폭력’ 사건의 피해자는 여전히 극심한 고통 속에서 지내고 있는 반면 가해자는 범행 혐의 대부분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초 20대 중반의 남성 A씨는 닷새간 자신의 여자친구인 20대 초반의 여성 B씨를 감금 상태로 폭행, 감금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휴대폰을 빼앗긴 채 감금됐던 B씨는 A씨가 잠든 틈을 타 부모님께 “살려달라”는 문자를 보내 소방과 경찰에 의해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YTN ‘뉴스라이더’에 따르면 피해자 B씨 측 변호사는 “두 사람은 이 사건이 발생한 2023년 7월경까지 약 1년 반가량 교제하던 연인 사이였다. 가해자는 평소에도 피해자에게 엄청나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고,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했다”며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앱 5개를 깔아서 감시할 정도로 거의 본인의 소유물처럼 피해자를 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향해 폭언하고 가위를 들며 위협하면서 시작됐다. 그 직후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옷을 벗게 하고 무릎을 꿇게 한 뒤 피해자가 거부함에도 바리깡으로 머리를 사정없이 삭발했다”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얼굴에 침을 뱉고 소변을 보기까지 했다. 그렇게 오물로 범벅된 피해자가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2회정도 촬영도 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B씨에게 자신을 신고하거나 도망칠 경우 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가해자는 피해자가 도망치치 않도록 감금 기간 내내 나체 상태로 있도록 강요했다. 피해자의 휴대전화는 계속해서 가해자가 소지하고 있었다.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B씨의 머리를 비롯해 얼굴, 명치 등 신체 곳곳을 폭행한 사실도 있다. 또 부모를 향한 협박과 강제적인 상관계까지 일삼았다. 심지어 A씨는 피해자가 화장실조차 가지 못하도록 강아지 배변패드에 소변을 보게 했다. 이 때문에 피해자는 감금된 동안 물조차 편하게 먹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는 교제 초반에는 이런 범죄를 상상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로 평범한 연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는 “약 3~4개월 정도를 만난 후부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앞서 나가서 걷지 마라’ 등 자신을 공경하는 행동을 보이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행동을 자신을 많이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이를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보단 맞춰가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제한 지 반년정도 지났을 무렵 A씨가 도박에 손을 대며 빚이 생겼고 B씨에게 폭언과 폭행 제스처로 위협까지 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A씨는 B씨는 모자를 쓰면 보이지 않을 곳 위주로 머리를 밀거나 옷으로 가릴 수 있는 부위 위주로 폭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이런 폭행, 성폭행 행위들이 B씨의 의사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 A씨의 부모가 “사람을 죽인 사건도 아니고 도둑질도 아닌데 압수수색까지 당했다. 단지 눈이 돌아서 그런 일을 저지른 것은 분명히 잘못했고, 벌을 받는 것이 맞지만 이게 기사날만큼 흉악한 범죄는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B씨 측 변호사는 “데이트 폭력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사실 정말 화가 많이 났다. 데이트 폭력이 사회적으로 큰 해악을 가진 범죄라면 요즘 모든 국민이 갖고 있는 법 감정이 아닌가? 살인까지 이어질 수 있는 극악무도한 범행이고, 실제 피해자가 당한 사안을 보더라도 엄청난 범죄를 저질렀는데 이런 사안이 흉악범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것이 흉악범인가”라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