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억 금테크 사기 의혹’ 연루 부여군 의원, 결국 극단적 선택... 아내는 잠적

- 18일 책임지고 의원직 사퇴의사 밝힌 후 22일 자택서 숨진 채 발견

아내의 금 투자 사기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의원직에서 물러났던 박상우 충남 부여군 의원이 결국 극단 선택을 한 채로 발견됐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24분쯤 ‘박 의원 집의 문을 열어달라’는 가족의 신고가 경찰 측에 접수됐다. 박 의원의 가족은 전날부터 그와 연락이 되질 않아 집으로 찾아갔으나 문이 잠겨 있었고 집 내부 확인 요청과 함께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임을 확인한 경찰은 문을 열어 심정지 상태로 쓰러져 있는 박 의원을 발견했고 즉시 119 구급대를 통해 건양대 부여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사망 경위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타살 혐의점이 없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박 의원의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군의회에 아내에 금 투자 사기 사건의 책임을 지고 공식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에 앞선 18일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의정활동 수행이 어렵고 군의원직 유지도 부적절하기에 의원직에서 물러난다. 당황스럽고 경황이 없어 사죄의 말씀이 늦었으며 피해자분들게 거듭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지난 14일 박 의원의 아내 A씨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된 사실이 알려졌다. A씨는 부여에서 수십년간 금은방을 운영해왔는데 최근 지인 등을 상대로 “골드바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나눠주겠다”며 투자를 유도한 뒤 돌연 잠적했다.

현재까지 경찰에 접수되니 A씨의 금 투자 사기 관련 고소장은 모두 38건으로 피해금액은 총 72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기다. 피해자들의 상당수가 40~60대 부여 군민이었으며 수십년간 A씨와 관계를 맺어온 이들이 많았다. 이들 중에서는 A씨의 친인척도 있었다.

A씨는 사기를 치며 “괜히 시기하니 다른데 가서 이야기 하지 말아라”며 지인들의 입단속까지 시켜온 것으로 알려졌고,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서로 아는 사이임에도 투자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6억 원 가량 투자한 피해자는 “고소장을 내고 나서야 피해자가 누군지 서로 알게됐다”며 “알고보니 피해자에게 모두 같은 수법으로 입단속을 시키며 돈을 받아왔다”고 황당해 했다.

일부 피해자는 군 의원인 박 의원과 함께 공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평소 A씨 부부 사이가 어떤지 뻔히 알고 있는데 아내의 사기 행각을 모르고 있었다는 게 쉽게 믿기지는 않는다”고 의심했다.

다만 경찰은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는 명백한 공모 여부가 밝혀진 것은 없다”며 “피해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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