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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소·지자체간 설치 및 안전관리 기준 해석 제각각
- 의협, 명확한 기준‧계도기간 보장-운영비 확대도 요구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로 인허여 의사 10 중 5명은 수술실 문을 닫을 것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술실에 CCTV를 들여오기보다는 대리수술자의 면허를 취소하고 실형에 처하는 등의 강력한 처벌이 더 낫다고 의사들은 말하였다.
이는 당일(25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 시행날 대한의사협회에서 공개한 대회원 설문조사 결과이다. 수술실의 CCTV 설치가 수술 기피 현상을 부추겨 필수의료 붕괴를 가속할 수 있다고 의사들은 말하였다.
25일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10일 동안 의협 회원 1,267명이 참여했다. 응답자 66.5%가 수술 과정에 참여한다고 답했다.
이번 법 자체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93.2%였다. 의사 본인이나 가족이 수술받더라도 CCTV 촬영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91.9%였다.
법안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의료진 근로감시 등 인권침해가 51.9%, 의료인에 대한 잠재적 범죄자 인식 발생이 49.2%, 진료위축과 소극적 진료 야기가 44.5%, 불필요한 소송 및 의료분쟁 가능성이 42.4%,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37.6%, 외과의사 기피현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응답이 33.9%, 수술집중도 저하가 29.8%로 나타났다.
본인이 수술실을 운영하는 원장이라면 수술실 폐쇄 의향도 있느냐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55.7%가 '그렇다'고 답했다. 실제 수술하는 의사는 49.5%, 수술하지 않는 의사는 68.2%가 수술실 폐쇄를 고려하겠다고 했다. 응답자 90.7%가 수술실 CCTV 설치로 외과 기피가 심화하고 필수의료가 붕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의협 이필수 회장은 CCTV 설치가 외과계 기피는 물론 수술 기피로 의료전달체계 왜곡을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흉부외과 전문의다.
이 회장은 "그간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의원과 중소병원이 수술 수요 상당 부분을 소화했다. 앞으로는 전신 마취가 필요한 수술은 모두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이미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는 더 붕괴하고 필수의료도 더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 회장은 "의사가 무언가 숨기고자 CCTV 설치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수많은 의사가 과도한 업무와 의료사고 위험에도 사명감 하나로 버티고 있다. 그런 현장을 CCTV로 감시한다면 앞으로 대체 누가 필수의료를 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분야 의사이자 30년 가까이 수술해 온 의사로서 말씀드린다. 이번 CCTV 의무화법이 필수의료 현장에 불러올 위기를 우리 사회가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CCTV 의무화법 대안으로 '대리수술 처벌 강화 추진(64%)'이 가장 큰 지지를 받았다. 수술실 내부가 아니라 '수술실 입구에 CCTV 설치'가 39.8%로 그 뒤를 이었다. CCTV 설치가 아니라 '대리수술 방지 동의서 작성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39.2%였다.
의료계 '자율정화를 활성화(20.5%)'하고 '윤리 교육을 강화(19.6%)'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만일 대리수술처럼 비도덕적·비윤리적 행위를 한 회원은 '면허 취소(49.9%)'하고 '징역형(39.2%)'에 처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의협은 의료계 내 자율정화 의지를 확인한 만큼 불법 행위 처벌 강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한 의료정책연구원 임지연 연구원은 "전 세계 어느 국가나 의사 3%가 불법 행위에 연루된다. 이런 '비행 의사'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회원의 의지를 확인했다"며 "(CCTV 의무화보다) 불법 행위 의사에 대한 처벌 강화 입법 추진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했다.
법이 본격적으로 적용되지만 현장은 CCTV 설치·운영 기준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했다. 의협에 따르면 수술실 내 CCTV 설치 관련 시행 규칙은 시행 3일 전인 22일 마무리됐다. 의협이 "준비되지 않은 졸속 시행"이라면서 "6개월 계도 기간"을 요구하는 이유다. 실제로 설문조사 응답자 75.5%가 CCTV 설치·운영 기준이 모호해 의료법 위반 사유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안전관리 조치가 모호하다는 의견도 62.0%였다.
따라서 이같은 '법 적용 기준을 명확히 하고(70.2%)' 이를 현장에 '충분히 안내(35.3%)'하는 게 시급하다고 했다. 형사 처벌 가능성을 고려해 '계도 기간을 보장'하는 게 급선무라는 의견도 31.6%였다.
이에 대해 의협은 "법 시행 후 개선이 필요한 사항과 부작용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부당한 제도가 반드시 개선되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헌법 소원으로 의료인 기본권도 보호하겠다고도 했다. 의협은 지난 5일 헌법재판소에 이번 개정 조항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의협은 "이번 헌법 소원에서 수술실에 종사하는 의료인의 인격권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기본권을 일상적으로 침해하는 법안의 위헌성과 부당성에 대해 끝까지 다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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