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수술 기피 극심…“남은 6곳이라도 집중해야”

- 중증뇌전증 환자 연간 400명 이상 수술 못받아 사망
- 수술병원 16→6곳으로 감소…“빅 4병원 등 국가 지정·관리 필요”

국내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가 수술이 필요한 인원이 무려 3만명에 달하지만 관련된 의료체계가 미흡하여 매년 4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빅4병원’을 포함하여 전국 6개 대학병원을 중증뇌전증치료센터로 지정하여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뇌전증지원센터에 따르자면 뇌전증으로 인해 발생한 사망률은 27.6%로 암(4.5%)보다 높았으며 사망한 환자의 평균 나이도 49세로 젊은 편이다. 현재 뇌전증의 환자는 36만명이 있으며 이 중에서 3만명은 수술이 시급한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이다.

중증 난치성 뇌전증 치료법은 수술이 유일하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사망률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뇌전증 수술 건수는 지난 2012년 238건에서 2021년 83건으로 급감했다. 뇌전증 수술을 하는 병원도 16곳에서 6곳으로 줄었다. 이에 연간 400명 이상이 뇌전증 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하고 있다는 게 뇌전증지원센터 측 설명이다.

뇌전증 수술을 기피하는 이유는 많은 의료자원이 투입돼야 하는 고난도, 고위험 수술이기 때문이다. 신경과, 소아신경과, 신경외과, 전문간호사, 신경심리사, 신경영상의학과, 신경핵의학과로 이뤄진 전문팀이 필요하며 수술을 준비하는 데만 150~200시간이 걸린다. 수술 시간은 4~6시간이다.

이에 현재 중증 뇌전증 환자 수술이 가능한 병원 6곳을 레벨4 중증뇌전증치료센터로 지정해 관리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증 뇌전증 환자 수술이 가능한 병원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려대구로병원, 해운대백병원이다. 세브란스병원은 국내에서 융리하게 뇌자도검사실을 운영하고 있다.

뇌전증지원센터장인 삼성서울병원 홍승봉 교수(신경과)는 “어려운 환경으로 최근 대표적인 뇌전증 수술 병원들의 수술 건수가 크게 줄고 있다. 전국에 6개밖에 없는 레벨4 중증뇌전증치료센터의 국가 지정과 관리, 병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지금도 하루에 1명 이상 젊은 뇌전증 환자들이 귀중한 생명을 잃고 있다. 정부는 중증 난치성 뇌전증 담당 부서를 두고 희귀난치병에 준해 집중 관리해야 한다”며 “일본은 지난 2015년부터 현재까지 후생노동성이 28개 거점 뇌전증지원병원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한국도 6개의 레벨4 중증 뇌전증 치료센터를 지정해 관리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홍 교수는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 연간 수술 건수를 500건으로 높이지 않으면 한국에서 난치성 뇌전증 수술은 사라지고 중국, 일본으로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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