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이직하자’ 병원 떠나는 교수들... 빈자리는 계약직 의사가 채워

- 대학병원, 4년 사이 계약직 의사 57.3%, 전임교수 12.5% 씩 증가
- 지방 대학, 수도권으로의 교수 이탈로 인력 부족 극심... 새롭게 채용도 어려워
- 김원이 의원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다는 방증... 의대증원 충분한 규모로 이뤄져야”

최근 대학병원 교수들이 사직 이후 개원하고, 지방 대학병원들의 경우 수도권으로의 이직이 빈번해지며 인력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의 빈자리는 같은 교수직의 채용이 아닌 계약직 의사들을 통해 메꾸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이 전국 10개 국립대학교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임상분야 전임교수가 지난 2019년 1906명에서 2023년 2145명으로 총 239명, 12.5%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촉탁의, 진료의사 등 계약직 의사들은 같은 기간 427명에서 672명으로 245명 늘어나며 57.3%가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충북대학교를 제외한 국립대학교 9개 병원에서 모두 고르게 나타났다. 충북대학교 병원은 계약직 의사가 4년 사이에 오히려 21명이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계약직 의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전북대학교 병원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9년 5명에 그쳤던 계약직 의사는 4년 사이 19명으로 14명, 280%가 급증했다. 이어 전남대병원이 229%(14명→46명), 충남대병원 218%(17명→54명), 강원대병원 200%(1명→20명), 경북대병원 182%(22명에서 62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임교수들의 이탈로 발생한 공백을 계약직 의사로 메우면서 전국 대학병원의 계약직 의사 연봉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김원이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기준으로 각 국립대병원이 지급하는 연봉의 액수는 계약직 의사가 전임교수보다 더 높았다. 지난 2019년에는 10개 대학병원 중 경북대, 부산대, 서울대, 전남대, 전북대, 충북대병원 등 6개 병원이 전임 교수의 연봉이 계약직 교수보다 높았으나 올해에는 모두 역전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개원이와 국립대병원 교수 간의 소득 격차를 부채질해 국립대병원 교수 구인난의 원인으로 꼽히는 비급여 시장의 팽창을 국가적 차원에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더욱 지방 대학교수들의 경우에는 개원은 물론 수도권 대학병원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많아 호남권 등 의료취약지의 대학병원 의사 구인난은 더욱 심각한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결국 중증진료를 통해 지역의료 거점 역할을 해야할 대학병원 진료·연구 역량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와 관련해 “대학병원 교수 임금체계는 호봉제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봉직의나 개원의 소득보다는 낮은 것에 반해 진료와 학생교육 연구 등 업무는 더 많다는 지적이 있다. 지방의 대학병원일수록 더 교수 채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김원이 의원은 “대학병원 교수 구인난은 의사인력이 수요보다 부족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대 신입생 증원이 충분한 규모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지역 최상위 의료기관 역할을 맡고 있는 대학병원에는 인력 등의 지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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