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광약품, 라투다 보험급여 등재 신청 "수백억 매출 기대"
- 오리지널 선호도 높은 CNS 시장…국내사, 품목 도입에 박차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새로운 조현병 치료제가 시장 영향력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존 조현병 치료제 품목이 선호되는 시장에서 국내사들은 글로벌 제약사의 품목 도입을 통해 매출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조현병 과 양극성 우울증 치료제 라투다정의 의약품 보험급여 등재를 신청하였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라투다는 일본 스미토모 파마에 의해 개발된 비정형 향정신병약물이다. 부광약품이 2017년 4월부터 한국 내 독점적 라이센스 권한을 획득하고 독점 개발 및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라투다는 해외에서 이미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53개 국가에서 성인 조현병 환자 대상 허가를 획득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청소년(13~17세)을 대상으로도 승인을 받았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Definitive Healthcare가 2022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 향정신성 의약품 성분을 조사한 결과 루라시돈은 쿠에티아핀, 아리피프라졸, 리스페리돈, 올란자핀에 이어 다섯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루라시돈의 오리지널 품목인 라투다는 2015년 미국 출시 후 연간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 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부광약품 측은 라투다가 연매출 수백억원을 올릴 수 있는 블록버스터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국내에서 새로운 조현병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크고, 라투다는 이미 북미를 비롯해 해외에서 많이 사용되는 약물이기 때문에 출시를 기대하고 있는 전문의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라투다가 출시되면 조현병 및 양극성 우울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라투다의 허가 신청에 앞서 국내 35개 병원에서 급성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는 조현병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임상3상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의 1차 목표점인 양성 및 음성증후군 척도(PANSS) 총점의 변화를 확인한 결과 조현병 치료제 쿠에티아핀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부광약품 측은 라투다의 강점으로 기존 조현병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다른 비정형 향정신성 약물에 비해 대사계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다.
2세대 향정신성 약물은 체중 증가, 혈당 조절 장애와 관련이 있으며 대사증후군 발병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현병 환자의 비만, 제2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일반 인구에 3~5배 높으며, 일반인구에 비해 심혈관 질환을 진단 받고 사망할 확률이 2배 더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회사 측의 설명에 따르면 라투다는 기존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보다 체중증가, 프로락틴 증가, 이상지질혈증 및 고혈당증과 같은 대사계 이상반응이 낮아 환자들의 사회 생활 및 삶의 질 개선에 이점이 있다.
한편 부광약품은 작년 10월 31일 라투다정의 품목 허가를 신청하면서 허가 및 보험급여 평가 연계 심사를 신청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및 유효성 심사가 완료되면 의약품 허가 전이라도 요양급여 결정 신청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다.
이번 급여 등재 신청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요양급여 평가를 마무리하면 이후 건보공단과 약가협상을 통해 최종 급여 여부 및 약가가 결정된다.
현재 국내 조현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 2000억원 이상이다. 지난해 기준 아빌리파이(아리피프라졸)가 500억원 이상으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으며, 인베가(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 자이프렉사(올란자핀) 등 순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처럼 조현병을 포함한 CNS 치료제 시장은 오리지널 품목 선호도가 매우 높아 글로벌 제약사 제품이 대부분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국내사 입장에서는 제네릭 출시보다는 오리지널 품목 도입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확실한 방법으로 꼽힌다.
조현병 치료제 오리지널 품목 도입으로 이미 재미를 보고 있는 회사는 보령이다. 보령은 2021년 10월 릴리로부터 자이프렉사의 국내 판권 및 허가권 일체를 인수했다.
자이프렉사는 지난해 131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보령의 CNS 분야 영향력 확대에 기름을 붓고 있다. 보령의 CNS 전체 매출은 2021년 117억원에서 2022년 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8% 성장했다.
삼일제약도 2021년 12월부터 CNS 사업 확장을 위해 비아트리스코리아의 조현병 치료제 젤독스(성분명 지프라시돈)의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새 조현병 치료제 국내 도입을 준비 중인 회사는 또 있다. 환인제약이 애브비와 헝가리 제약사 게데온리히터가 공동 개발한 '브레일라(카리프라진)' 도입을 위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브레일라는 조현병 뿐 아니라 양극성 장애와 주요 우울장애의 보조요법 등으로 승인된 치료제다. 2021년 기준 글로벌에서 17억 달러(한화 약 2조 2763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브레일라의 임상3상은 현재 서울대병원 등 26곳에서 진행 중이며 내년 2월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지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