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검체 수가에서 5천억 원 예산 빼 입원·수술 등 필수의료로 돌린다

- 복지부, 제3차 상대가치 개편 세부 재정 방향성 공개
- 내과·정신질환자·소아청소년과 입원 수가도 대폭 손질... 외과계 중심 재정 투입
- “이번 개편은 리밸런싱 개념, 수가 수준의 균형성 제고가 최우선 과제”

내년부터 원가 이상의 영상·검체 검사 수가를 조정해 입원과 수술 등 원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필수의료에 투입한다는 내용의 ‘3차 상대가치점수’가 조정된다. 필수의료계에 5천억 원이 넘는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지만 이 가운데 의료계의 바램대로 순증된 액수를 986억 원이다.



5일 보건복지부 정성훈 보험급여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 자리에서 내년도 상대가치점수의 구체적인 재정 이동을 공개했다.

복지부는 지난달 열렸던 1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제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추진 방안을 보고했다. 2018년부터 꾸준히 정책 연구를 진행해왔고, 100여 차례가 넘는 회의를 통회 도출된 결과로 복지부는 이 내용을 다음 달까지 관련 고시를 전면 개정하는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핵심적으로 달라지는 내용은 종별가산 제도와 내과계·정신질환자·소아청소년과 입원 가산 제도를 손질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항목인 외과계와 입원료 재정에 투입하는 ‘리밸런싱’ 개념의 조정이다.

구체적으로 내과계는 업무량이 높은 입원 위주 저평가 의료행위(심폐소생술, 인공호흡 등) 상대가치점수를 상향 조정했다. 정신과는 급성기 환자의 증상 악화 예방을 위한 폐쇄병동 병상 인프라 수가를 확대하기로 했다. 소아청소년과 입원료 가산은 기존 8세 미만에서 1세 미만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가산제도 개편으로 확보된 재정 규모는 4781억원 수준. 복지부는 여기에다 986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입원료 및 외과계 등 필수의료 분야에 활용하기로 했다. 종별가산 및 내·소·정 입원료 가산 정비 과정에서 원가 이상인 '검체·영상' 영역에서는 약 5123억 원의 재정이 빠진다. 이들 금액은 수술·처치·기와 기본진료 영역으로 녹아들어 간다.

정 과장은 “상대가치점수 개편은 리밸런싱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수가 수준의 균형성 제고가 최우선”이라며 “과소 보상 영역과 과보상 사이를 정비해 균형성을 맞춰는 게 1번이고 그 과정에서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둘 것인가에 대해서는 필수의료와 관련된 부분이라는 것이다. 균형성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추가 재정을 과감하게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신 의료환경 변화 및 임상 현실을 반영한 내시경 수술(관절경·복강경·흉강경) 수가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연구 결과에 따라 복강경은 40만 2000원, 흉강경은 17만 3000원, 관절경은 16만 4000원 오른다.

정부가 순증 개념으로 투입하는 986억 원의 재정은 입원료 개편에 사용한다. 바뀌는 입원료 보상 내용을 보면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산정 기준이 병상 수에서 환자 수로 바뀌고 수가도 세분화된다. 병의원급 신생아실 수가도 50% 오르고, 격리실 입원료에 대한 정책 가산도 신설된다. 무균치료실, 납차폐특수치료실 입원료는 30% 더 오른다.

정 과장은 “처음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논의했을 때와 방향성에서 크게 바뀐 건 없다. 유일하게 바뀐 부분은 진찰료가 개편 대상에서 빠진 것”이라며 “상대가치점수 조정을 통해 종별에서 재정이 얼마나 이동하는지도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의원급에서 조정이 쉽지 않았다. 정책적으로 필요하면 일부 순증이 있을 수 있지만 단순히 진찰료만 올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