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의원회 “‘패싱 논란’ 무능력한 의료현안협의체, 전면 교체해야”

- 대한의사협회, 2일 긴급 운영위원회 회의 개최...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론 나와
- 정부 정책 방향성 사실상 확정된 상태에서의 의료현안협의체 ‘유명무실’ 지적
- 의협 집행부 “대의원회 권고에 금주 내로 신중히 검토해볼 것”

정부와 정치권의 강력한 의지 속에서 의대 정원 확대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정부와 의료계 대표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의료현안협의체 위원을 전면 교체하라는 권고를 내놨다. 현 의료현안협의체가 의대 정원 확대 논의 과정에서 사실상 패싱을 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2일 의협 대의원회는 긴급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날 긴급 운영위는 일각에서부터 의료현안협의체가 재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대의원들의 의견을 나누기 위해 개최됐다.

이날 회의를 통해 대의원회 운영위는 더 이상 의료현안협의체가 지금 상태로 이어질 경우 의대 정원 문제에 있어 보다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판단하고, 협의체에 참여하는 위원들을 전면 교체할 것을 권고했다.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은 “지금 의료현안협의체가 사실상 패싱을 당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이 운영위 회의에서 큰 공감을 얻은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정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대 정원 규모를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고, 의대 수요조사까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현안협의체의) 추가 논의가 의미가 사실상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 속에서 의료현안협의체 향후 논의 일정을 봐도 의대 정원과 관련한 아젠다는 빠져있다”며 “의사수를 늘리거나 줄이거나 어쨌든 정부와의 지속적인 대화가 필수적인 부분인데 이 문제가 논의에서 빠지게 되면 현재 의료현안협의체가 무슨 의미가 있나”고 설명했다.

이날 운영위 회의에서는 기존 의료현안협의체 대신 의대정원 문제만을 다룰 별도의 의정협의체를 따로 구성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으나 이에 대해선 대의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려 이번 권고 사항에서 빠지게 됐다.

박성민 의장은 “의대 정원 문제만 논의할 별도의 의정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실효성 면에서 의견이 많이 갈렸다”며 “보건복지부 측도 이번에 협상단이 모두 바뀌었으니 이번 기회에 의협이 협상단을 다시 꾸려 분위기를 쇄신하고 의대 정원 문제를 보다 꾸준하게 논의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의 조치가 적당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 협상단 구성에 대해서도 의료현안협의체는 의협 산하에 있는 것으로 현상단을 교체하더라도 협의체에 누가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의원회에서 관여할 수는 없다”며 “협상 위원을 교체하더라도 이에 대한 전권은 의협 집행부에 있다”고 설명했다.

위와 같은 권고가 대의원회에서 나오면서 의협 집행부도 비상이 걸렸다. 의대 정원 문제가 현재 의료계 내에서 가장 민감하고 주목받고 있는 사인인 만큼 이와 관련한 대의원회의 권고를 쉽게 거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의협 김이현 홍보대사도 “이번 권고에 대해 이번주 내로 신중하게 검토해보겠다”면서도 “사실 난감한 부분이 많은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동안 협의체의 위원 추천이 완전히 닫혀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이뤄졌다”며 “다만 의협 차원이기 때문에 자신 개인의 의견을 회의에서 이야기한다 거나 하는 문제가 분명히 있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협의체 공신력이 손상되고 의협 협상력도 저해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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